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4.08 12:00

김건태 UNIST 교수 연구팀

수소를 중수소로 교환해 확산속도를 추적할 수 있다. (사진제공=UNIST)
수소를 중수소로 교환해 확산속도를 추적할 수 있다. (사진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김건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의 교수팀이 수소이온이 얼마나 빠르게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통과하는지를 알려 주는 정량 지표를 최초로 계산해 냈다. 

양극 내에서 수소이온의 확산 특성은 연료전지 성능에 영향을 준다.

수소 이온은 작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다른 전도 입자와 상호 작용을 잘한다. 이 때문에 수소이온 외에도 산소이온과 전자가 통하는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내에서는 독립적 움직임을 알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수소를 더 무거운 동위 원소인 중수소로 바꾼 뒤 이를 추적하는 기법을 썼다.

고온을 이용해 중수를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에 주입한 뒤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절단면을 훑어가면서 중수소 이온의 농도 변화를 측정했다.

단면 위치별로 농도차를 이용하면 수소이온이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중수소 이온 농도 측정에는 2차 이온 질량분석법을 이용했다.

이온광선을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에 충돌시킨 뒤 튕겨 나오는 이온을 분석해 구성 원소 종류와 농도를 파악하는 기법이다.

성아림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동위원소를 이용하면 마치 GPS를 붙인 것처럼 물질 표면으로부터 내부까지의 수소이온의 움직임을 추적 할 수 있다"며 "연구에서 고안된 시스템으로 수소이온의 확산 계수와 표면 교환 계수를 계산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의 수소이온 확산 계수를 구한 결과 섭씨 550도에서 1.04 x 10-6 cm2s-1의 값을 얻었다.

기존에 밝혀진 이 물질의 산소 이온 확산 계수보다 100배가 넘게 빠른 수치이다.

확산계수는 입자의 이동 속도에 비례하는 값으로, 확산계수에 농도차를 곱해 1초 동안 1cm2를 통과하는 수소이온의 양을 계산할 수 있다.

이 물질을 쓴 PCFC 단위전지는 섭씨 500도에서 0.42 Wcm-2의 최대 전력 밀도를 나타냈다.

수소이온 확산계수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연구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전력밀도가 높으면 한 번에 많은 힘을 내는 고출력 발전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개발된 측정법은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를 포함하는 삼중 전도 산화물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삼중 전도성 산화물을 이용한 촉매 및 에너지 저장 장치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삼중 전도성 산화물은 수소이온 외에도 전자와 다른 이온이 통과(전도) 할 수 있는 물질을 말한다.

연료전지는 수소 등의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발전 장치다. 양성자세라믹연료전지는 비교적 저온에서 작동이 가능하며 수소뿐만 아니라 메탄과 같은 원료로도 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바프라카시 생고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교수, 메이린 리우 미국 조지아텍 교수, 최시혁 금오공대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온라인판에 지난달 25일자로 게재됐다.

김건태(왼쪽) 교수, 성아림 연구원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UNIST)
김건태(왼쪽) 교수, 성아림 연구원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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