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1.04.08 16:10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8일 서울시청사 로비에서 첫 출근 소감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 여성이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오 시장은 8일 새벽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된 후 승리 소감을 밝히면서 "이번 선거의 원인은 전임 시장의 성폭력이었다. 피해자가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하도록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정을 먼저 파악해야 (피해자가) 업무에 집중하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지 답이 나올 것"이라며 신속한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오 시장의 발언에 박 전 시장 피해자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가 오 시장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오 시장의 연설을 듣고 "그동안의 힘든 시간이 떠올라 가족들이 함께 울었다"며 "피해자에 대해 잊지 않고 언급하고 살펴주신다고 하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오 시장이 당선돼 운 것이 아니라 오 시장이 사건을 언급하자 그간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나 울었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선 긋기'는 선거에 앞서 지난달 17일 A씨가 2차 가해로 인한 고통 등을 호소하며 자신을 '피해 호소인'로 지칭한 이들의 사과 및 사퇴 등을 요구하자 일부 강성 여권 지지자들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선거 개입 목적인건가'라고 거세게 비난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A씨의 입장 발표에 대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선거 직전까지도 일각에서는 A씨에 대한 공격과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A씨 측은 오 시장에게 면담 요청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이 승리 소감에서 "업무에 복귀하도록 잘 챙기겠다"고 공언한 만큼 두 사람의 만남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등 피해자 지원단체는 이날 서울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에게 피해자가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성평등한 서울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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