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4.08 17:51

인천성모병원 정용안 교수팀, 해마부위에 '저강도 집중초음파' 조사…뇌기능 활성화 입증

정용안(왼쪽)교수와 송인욱 교수
정용안(왼쪽)교수와 송인욱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치매 환자를 초음파로 치료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딱히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치매 극복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용안(핵의학과)·송인욱(신경과) 교수팀은 최근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저강도 집중초음파'를 이용해 뇌를 자극한 결과, 인지기능 개선과 뇌의 포도당 대사율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65~85세 사이의 중등도 이상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우선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피검자의 인지상태와 치매 정도를 파악했다. 그리고 저강도 집속초음파를 정확하게 조사하기 위해 해마(hippocampus)부위를 매핑했다. 타깃부위의 공간좌표를 그리는 데는 뇌 MRI(자기공명영상장치)와 PET-CT(양전자 컴퓨터단층촬영)의 영상자료를 활용했다.

해마는 정보를 입력시켜 대뇌에 기억하도록 도와주는 뇌 영역이다.  대뇌피질에도 영향을 줘 감정이나 인지과정에도 관여한다. 알츠하이머병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퇴행하는 곳이 이 부위다.

연구팀은 이 해마의 오른쪽 부위에 저강도 집중초음파(LIFU)를 3분 간 자극했다. 초음파는 혈액뇌장벽(BBB) 개방 임계수치인 250Khz 미만의 저강도다.

그리고 연구팀은 다음날 환자들의 신경심리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기억력 및 실행기능, 글로벌 인지기능이 약간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다시 2주 후 FDG-PET(양전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를 실시해 영상을 분석했다. 이 자료에선 상전두회(superior frontal gyrus), 중간대상회(middle cingulate gyrus), 방추상회(fusiform gyrus)에서 국소 뇌포도당 대사율(rCMRglu)이 유의미하게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뇌세포는 포도당을 에너지로 쓰기 때문에 포도당 대사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뇌 기능이 향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저강도 집중초음파의 안전성도 확인했다. 초음파 자극 후 MRI 검사를 통해 혈액뇌장벽이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정용안 교수는 “이번 연구의 환자 사례가 적긴 하지만 초음파 자극의 가능성을 확인하는데는 충분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환자를 통해 추가연구를 진행해 안전성과 치료효과의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구내용은 국제학술지인 ‘ULTRASONOGRAPHY’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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