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04.15 09:44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 중인 미군. (사진제공=플리커)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 중인 미군. (사진제공=플리커)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완전 철군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아프간 전쟁에서 발을 빼고 대신 중국 대응 등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백악관 트리티룸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을 다음 달 1일 시작해 9월 11일 이전에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과 전쟁을 또다시 시작하기보다는 우리의 입지를 결정하고 오늘과 미래에 닥칠 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라는 더 큰 도전에 대처하고자 미국 외교정책을 조정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철군하는 동안 탈레반이 공격을 감행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전쟁 종료를 발표한 백악관 트리티룸은 20년 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전쟁 시작을 발표한 장소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아프간에서 발을 빼 중국과 러시아 대응에 전력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극복, 경제 회생 등 국내 과제도 산적해 있어 임기 초반에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철군은 미국의 군사 전략적인 실패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화당 지도부는 "심각한 실수이자 미국의 리더십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은 “명백한 승리 없이 철군한다"면서 "이는 미 군사전략 실패를 사실상 인정하는 셈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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