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4.18 08:05

현대차 '아이오닉 5' 솔라루프, 연간 주행거리 1500㎞ 늘어나…국내외 업체, 새로운 모빌리티 '눈독'

앱테라가 출시하는 3륜 태양광 자동차. (사진=앱테라 공식 트위터 캡처)
앱테라가 출시하는 3륜 태양광 자동차. (사진=앱테라 공식 트위터 캡처)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최근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이 차량 자체에서 전력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움직이는 차세대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다. 차체에 태양광 패널(솔라루프)을 설치해 주행 중 차량 내에서 태양열을 바탕으로 전력을 생산한 뒤 이를 차량의 동력으로 이용하는 '태양광 동력 전기차'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테슬라도 눈독들였던 태양광으로 달리는 전기차가 최초로 출시 및 판매될 예정이다.  

태양광 패널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우리나라도 태양광 동력 전기차라는 새로운 모빌리티 분야의 출현에 힘입어 또 다른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만으로 일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올해 첫 출시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태양광 동력 전기차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모빌리티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는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태양광 동력 전기차를 올해 최초로 출시할 예정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태양광만으로 달리는 전기차가 상용화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앱테라가 출시할 예정인 태양광 전기차는 바퀴가 3개인 3륜차로, 차량 지붕에 탑재된 3.16㎡ 넓이의 태양광 패널을 통해 얻은 전력만으로 하루에 최대 약 7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별도의 배터리 충전 없이 태양광만으로도 일상적 주행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차량 가격은 2만5900 달러로, 한화로 계산하면 약 2900만원 정도다. 

세계 최초 양산형 태양광 전기차 출시 소식에 시장의 반응도 뜨거웠다. 지난해 12월 선주문 당시 주문 첫날에 당초 목표 생산 대수였던 330대가 모두 팔렸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이미 7500명이 차량 구매를 위한 선수금 지불을 마쳤다. 앱테라는 올해 안에 차량을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앱테라를 시작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태양광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미국 모빌리티 스타트업 '험블 모터스'는 오는 2024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5인승 SUV '험블 원(Humble ONE)'을 생산한다고 예고했다. 

하루 최대 90㎞ 주행이 가능한 험블원은 이미 선주문 금액이 총 2000만 달러를 넘겼으며, 오는 2025년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독일의 모빌리티 스타트업 '소노모터스'도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태양광 전기차 '시온'를 공개하고 오는 2022년 하반기에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네덜란드의 자동차 제조업체 라이트이어, 호주의 EVX 벤처스, 중국의 하너지 등이 태양광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별도 충전 없이 주행 중 동력 생산…충전 시설 구축 비용 절감

전기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배터리 충전'이다. 배터리를 얼마나 쉽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가는 전기차 사용 여부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때문에 전기차 보급은 배터리 충전 기술 및 접근성 확대와 서로 맞물려 진행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도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배터리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애쓰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은 물론이고 현대자동차그룹과 SK, 에쓰오일 등 관련 기업들도 전기차 충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인 충전 시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배터리 교환 방식이 주목받기도 했다. 

태양광 동력 자동차는 이러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전기차다. 100% 태양광만으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차체에 장착된 태양광 패널로 주행 중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따로 충전 시설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충전 시간 및 충전 시설의 접근성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충전 시설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충전을 위해 전력을 생산하고, 충전소까지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열효율성이 높아 에너지 손실이 비교적 적고, 탄소 배출이 제로라는 기존 전기차의 장점을 갖춘 것은 물론이다. 

이에 시장조사기관 알라이드마켓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는 글로벌 태양광 자동차 시장이 오는 2023년에는 약 3억2950만 달러 규모로, 2030년에는 약 4조87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실상부 글로벌 전기차 시장 1등 업체 테슬라도 일찌감치 태양광 전기차에 눈길을 줬다. 

테슬라는 지난 2016년 미국 태양광 발전 업체인 '솔라시티'를 인수하며 태양광 전기차 개발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초 '모델 3'에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자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전기 사이버트럭 모델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의 트윗을 최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아이오닉 5. (사진제공=현대차)
아이오닉 5. (사진제공=현대차)

◆한국, 아이오닉5 '솔라루프' 등 태양광 전기차 제반 기술 보유

업계에서는 솔라루프를 활용한 전기차를 이미 출시한 바 있고, 태양광 패널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태양광 동력 전기차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제조업 회사에서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태양광 전기차 분야의 선두를 이끌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9년 솔라루프 시스템을 적용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앱테라의 제품처럼 온전히 태양광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태양광을 활용해 주행가능거리를 증가시키고 배터리 방전을 막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솔라루프 시스템이 적용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시간 동안 햇빛을 받으면 200Wh의 전기를 만들 수 있으며, 야외에서 하루 6시간 충전 시 1년간 총 1300㎞ 넘는 거리를 더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현재까지 1세대 실리콘형 솔라루프, 2세대 반투명 솔라루프, 3세대 차체형 경량 솔라리드 등 메인 동력을 보조하는 형태의 총 세 가지 솔라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오는 19일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5'에도 태양광 충전으로 주행가능거리를 연 최대 1500㎞(우리나라 평균 일사량 기준) 늘려 주는 솔라루프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는 태양광 동력 전기차의 핵심인 태양광 패널에 대한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태양광 패널 시장은 중국의 영향력이 독보적이지만,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태양광 관련 업체 한화큐셀이 글로벌 태양광 패널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에 대한 사업도 삼성 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한화에너지 등에서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에 태양광 동력 전기차가 국내의 새로운 모빌리티 신성장 분야로 떠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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