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4.17 07:50

IMF·한경연 등 국내외 기관 3%대 중반 전망…LG硏 "수출주도 경기 상승세로 4% 달성"

이주열 한은 총재가 15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15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백신 접종과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기도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은 5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3.0%로 제시한 올해 성장률을 3%대 중반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코로나가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고 백신접종률이 낮지만 3%대 중반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대외여건이 개선되고 있고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치도 전망보다 확대되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기 시작한 가운데 추경도 내수 진작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이 총재는 백신 보급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우려하면서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미선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상향될 것이란 점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3% 중반의 성장은 예상을 상회한 수준"이라며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3.0%에서 3% 중반으로, 물가상승률은 1.3%에서 1% 중반으로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한은의 경제 평가는 글로벌 기관들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상향하고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 지난 7일 IMF(국제통화기금)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3.6%로 0.5%포인트 상향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지난 3월 2.8%에서 3.3%로 높였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IB 7개사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평균치도 3.4~3.9%로 기존 대비 0.5%포인트 오른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 15일 종전 2.7%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원활한 대처여부 및 백신보급 속도가 성장 경로에서 가장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라며 "상황이 악화돼 확진세가 증폭하고 백신보급마저 지연된다면 성장률은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제공=픽사베이)
(자료제공=픽사베이)

최근 우리나라의 경기 흐름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정부 평가에서도 그간 지속 거론된 '불확실성' 문구가 사라졌다. 우선 3월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16.6% 증가하면서 5개월 연속 늘었다. 16.6%의 증가율은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액(538억3000만달러)은 3월 기준 역대 1위에 해당한다. 4월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4월 1~10일 수출은 150억달러로 24.8% 늘었다.

소비심리도 14개월 만에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5로 전월 대비 3.1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월(104.8) 이후 처음으로 기준인 100을 상회했다. 

특히 취업자 수가 1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3월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31만4000명 늘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 1차 확산 영향으로 고용이 급감했던 지난해 3월에 비해 일자리가 30만개 남짓 회복됐다"며 "전월대비 취업자수, 즉 계절조정 취업자수는 12만8000명 늘면서 두 달 연속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국내 경제 회복세에 따라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을 3%대 중반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4% 달성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15일 발간한 '2021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통해 "수출이 주도하는 경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국내경제는 4%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금융위기 이후의 반등기였던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올 들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위축됐던 소비도 호전되면서 국내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는 제조업 부문에서 생산과 출하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재고가 줄어드는 경기회복 초기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중국이 세계경기를 이끌고 유럽, 신흥국 등도 하반기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세계교역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수요확대에 대비해 부족한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IT부품, 기계류, 자동차, 선박 수요가 늘고 경기회복 기대로 내구재 소비도 확대되는 등 우리 주력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내수경기 회복세가 미진하고 지난해 주요국 중 코로나 충격을 적게 받아 기저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세계성장률 전망치인 6.0%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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