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4.21 12:00

펑 딩 UNIST 교수 연구팀

기판 재질별 그래핀 성장 속도 비교 (사진제공=UNIST)
기판 재질별 그래핀 성장 속도 비교 (사진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펑 딩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전자소자 재료인 실리콘 산화물 같은 절연체 위에서 그래핀 합성 속도가 금속기판 보다 1만배 이상 느려지는 이유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C)원자 6개로 된 육각형 고리가 이어 붙은 평면구조 물질(2차원 물질)이다.

고품질의 그래핀 합성에는 주로 화학기상증착법(CVD)을 쓴다. 구리 같은 금속 기판 위에서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원료(CH4 등) 가스로부터 나온 탄소원자가 그래핀 가장자리에 하나 둘씩 붙어 그래핀이 성장하게 된다.

연구진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절연체 기판을 쓸 때는 원료가 그래핀 가장자리에 바로 달라붙는 방식으로 성장한다.

이 경우 수소가 같이 붙게 되는데 수소 제거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돼 절연체 위에서 그래핀 성장이 느리다.

금속 기판을 쓰면 원료가 금속 기판을 타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그래핀 성장이 빠르다.

연구팀은 CH3(메틸 래디컬)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원료라는 사실도 밝혔다.

CH3은 그래핀에 탄소 공급할 뿐만 아니라 그래핀 가장자리의 수소를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메탄가스가 분해돼 생기는 증기 상태 원료 중 CH3 비율이 낮은 것도 그래핀 성장 지연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CVD 공정 중 메탄가스(CH4)는 CH3(메틸 래디컬)을 포함하는 다양한 활성 물질 상태로 존재한다.

팅 청 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절연체 기판위에 그래핀을 합성할 때는 금속 기판에 합성할 때와 달리 기판 물질 종류 보다는 원료 종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라고 전했다.

펑 딩 교수는 "에너지 소모가 가장 많은 반응 단계를 활성화 시키면 절연체 기판 위에서도 그래핀 성장을 촉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그 단서를 찾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았으며 쫑판 류, 쯔롱 류 중국 베이징대학교 분자화학과 교수팀과 함께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에 지난달 22일자로 공개됐다. 

팅 청(왼쪽) 연구원, 펑 딩 교수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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