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5.07 09:31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제공=전경련)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제공=전경련)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등의 개입 빈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이슈에 대한 개입이 늘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7일 글로벌 메이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뱅가드, SSGA의 주주활동 추이를 분석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주주권 행사 추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록의 아시아(일본 제외) 주주권 행사 건수는 2019년 238건에서 2020년 458건으로 9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주주권 행사가 2050건에서 3043건으로 48.4% 늘어난 것에 비하면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블랙록의 주주권 행사 2019년~2020년 변화 추이(단위: 건). (자료제공=전경련)
블랙록의 주주권 행사 2019년~2020년 변화 추이(단위: 건). (자료제공=전경련)

아시아 지역에 대한 주주권 행사·주주제안 표결 등 적극적 개입 정도는 빈도수 등을 기준으로 볼 때 블랙록, 뱅가드, SSGA 순이었다.

한국기업에 대한 관심도 역시 블랙록이 가장 높았다. 2018년 엘리엇의 현대차 지배구조개선안에 대한 반대, 2020년 한전의 베트남 등 해외석탄발전소 투자 관련 서한 발송, 같은 해 LG화학의 인도공장 가스누출사건에 대한 개선요구 등이 블랙록의 대표적인 주주권 행사 사례다. 블랙록의 한국기업 주주제안 표결 참여도 2019년 12개사에서 2020년 27개사로 2.3배 늘었다.

글로벌 3사 모두 ESG 관련 이슈에 대한 주주관여 건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적극 개입주의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블랙록의 ESG 이슈 주주제안에 대한 표결참여 총 건수는 2019년 953건에서 2020년 1087건으로 1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은 200건에서 264건으로 증가해 전체 평균보다 높은 32.0%의 증가율을 보여 상대적으로 아시아 지역 ESG 이슈에 개입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고 해석된다.

뱅가드 역시 아시아 지역 환경·사회 이슈에 대한 주주제안 표결참여건수 증가율이 14.0%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SSGA는 기후변화 관련 주주활동이 2015년 59건에서 2020년 148건으로 150.8% 증가율을 보였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근 기후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미국의 글로벌 탄소중립 드라이브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블랙록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한 이상 바이든 행정부와 블랙록의 더욱 공세적인 ESG 드라이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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