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5.17 12:14

김준성 IBS 연구위원 연구팀…2차원 물질 이용한 고성능 스핀소자 실현 앞당겨

반데르발스 강자성체 Fe4GeTe2에 철(Fe) 대신 코발트(Co)를 치환하여 층간 자성 상호작용을 조절해 4가지 강자성과 반강자성 상태를 유도했다.
반데르발스 강자성체 Fe4GeTe2에 철(Fe) 대신 코발트(Co)를 치환하여 층간 자성 상호작용을 조절해 4가지 강자성과 반강자성 상태를 유도했다. (사진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자성상태 조절이 가능한 새로운 2차원 자성 물질이 발견됐다. 

김준성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연구위원과 심지훈 포항공대(POSTECH) 화학과  교수, 신소재공학과 최시영 교수를 비롯한 국내 공동 연구진이 4가지 서로 다른 자성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2차원 자석을 합성해냈다. 

하나의 소재에서 다양한 스핀 정렬 상태를 유도하는 것이 가능해져, 향후 차세대 스핀 소자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2차원 자석은 차세대 소자 후보인 스핀정보소자 구현에 필요한 핵심 소재 중 하나다. 

2차원 자석 후보 물질이 드물고,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자성이 나타나 적합한 소재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지난 해 고온에서도 자성이 유지되고 전기가 통하는 2차원 층상 물질) 인 철-저마늄-다이텔루라이드(Fe4GeTe2)의 설계 및 합성에 성공한 바 있다.

전자 소자가 0과 1 정보를 담은 수많은 트랜지스터로 이루어지듯, 스핀 정보 입·출력을 위해서는 다양한 자성상태를 갖는 자석을 서로 접합시켜야 한다. 

2차원 자석에서 자성상태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연구진은 층 사이 자성결합 세기에 따라 Fe4GeTe2의 자성상태가 민감하게 변하는 데 착안했다. 

층간 결합 세기를 조절하기 위해 Fe4GeTe2의 일부 철 원자를 다른 원자로 치환하는 실험을 계획했다. 

철 원자와 비슷한 망간, 코발트, 갈륨, 루테늄 원자를 후보로 하여, 각 원자로 치환했을 때 자성상태를 계산하고 실제 합성과 측정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철을 코발트로 치환한 철-코발트-저마늄-다이텔루라이드(Fe4-xCoxGeTe2)가 4가지 자성상태를 가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 

Fe4-xCoxGeTe2는 코발트 원자 농도에 따라 다른 자성상태를 갖는다. 자성의 정렬에 따라 강자성과 반강자성, 방향에 따라 수직 이방성과 수평 이방성이 조합되는 4가지 자성상태를 가질 수 있었다.

이번에 발견한 물질은 코발트 농도 뿐 아니라 박막의 층수를 조절해 자성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 

4가지 자성상태는 특정 온도 영역에서 나타나는데, 층수에 따라 그 영역이 달라진다. 따라서 층수를 변경하면 같은 온도라도 다른 자성 상태를 갖게 된다.

이는 자성상태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최초의 2차원 자석을 합성한 성과로, 향후 서로 다른 자성상태의 층을 결합하면 스핀정보 처리에 유용한 특성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교신저자인 김준성 연구위원은 "화학적인 조성과 물리적인 두께를 바꿔서 2차원 자석 후보 물질의 자성상태를 조절할 수 있음을 계산과 실험으로 보였다"며 "2차원 자석을 이용한 스핀소자에 여러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지에 지난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준성(왼쪽부터) 연구위원, 심지훈 교수, 최시영 부교수 (사진제공=IBS)
김준성(왼쪽부터) 연구위원, 심지훈 교수, 최시영 부교수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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