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5.29 00:15
혁신적으로 디자인된 MAST업그레이드 설계도. 높이 4.4m, 폭 4m의 공간에서 핵융합을 통해 열을 생산한다. (그림제공=BBC)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상업적 핵융합 발전의 또다른 장애물이 제거됐다. 

영국 연구원들이 핵융합 반응에 의해 생성된 과도한 열을 제거할 방법을 찾아냈다고 영국 BBC가 최근 보도했다.

자동차 배기 장치에 비유되는 이 시스템을 통해 열을 10배 이상 빨리 줄일 수 있다. 

옥스퍼드셔의 컬럼에 있는 '메가 앰프 구형 토카막'(MAST) 업그레이드에서 이뤄진 핵융합 실험을 통해 이뤄졌다. 5500만 파운드(약 870억원)을 들여 7년 간의 제작 끝에 완성한 MAST업그레이드는 지난해 10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은 태양의 움직임을 지구상에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의 핵 에너지는 핵분열이라고 불리는 과정으로 얻어졌다. 무거운 원소가 분리돼 가벼운 원소가 생성되면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융합은 가벼운 두개의 원소를 결합하여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핵융합 방식은 일반적으로 토카막이라는 장치를 이용한다. 강력한 자기장으로 도넛 모양의 용기 안에서 충전된 가스 또는 플라즈마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로 불리는 거대한 국제 프로젝트가 프랑스 남부에 건설중이다.

이안 채프먼 영국 원자력청(UKAEA)의 최고 책임자는 "ITER를 통해 핵융합 전력을 송전망으로 끌어들이는 게 목표"라며 "핵융합 발전은 기술력이 아닌 경제성에 의해 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MAST업그레이드는 작고 저렴한 핵융합로를 구현하기 위해 시도됐다.

구형 토카막이라고 알려진 혁신적인 디자인을 사용했다. 4.4m 높이, 4m 폭의 공간에서 핵융합을 통해 열을 생산한다. 반면 ITER에서 핵융합 반응을 조절하는 데 사용할 격납용기는 높이 11.4m, 폭 19.4m에 달한다. 

MAST업그레이드는 작아진 대신 문제가 발생한다. 태양보다 더 뜨거운 열을 어떻게 방출하는지가 과제가 됐다. 토카막 내의 플라즈마 중심부 온도는 섭씨 1억도에 달한다. 

열을 빼내지 않으면 토카막 내부의 부품이 녹아내리게 된다. 교체하는데 시간이 늘어나게 되며 비용 또한 증가하게 된다. 

때문에 유도로를 통해 고온의 플라즈마가 과다한 열을 일부 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개월 동안 진행된 테스트에서는 슈퍼X 시스템을 사용하자 부품의 열이 최소 10배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UKAEA는 2040년대 초 소형 '구형 토카막'을 이용해 시제품용 핵융합 발전소인 'STEP'를 건설할 계획이다. 슈퍼X은 특히 구형 토카막에 적합하기 때문에 고무적이다.

앤드류 커크 MAST 업그레이드의 수석 과학자는 "슈퍼-X는 배기시스템의 열을 제트엔진 수준에서 자동차 엔진 수준으로 낮춘다"라며 "이는  발전소 수명 동안 단 한 번만 부품을 교체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토카막 내부. 이곳에서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섭씨 1억도까지 올려 핵융합을 일으킨다. (사진제공=BBC)
토카막 내부. 이곳에서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섭씨 1억도까지 올려 핵융합을 일으킨다. (사진제공=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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