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5.31 11:50

이종원 UNIST 교수 연구팀…쉽고 저렴한 공정으로 대량생산 가능

개발된 메타물질의 전자현미경사진과 초미세구조체 모형 (사진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적외선을 이용한 성분 분석 기술의 민감도를 백 배 이상 높일 수 있는 메타물질이 개발됐다. 

이종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과 정주연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적외선을 쪼여 샘플 성분을 분석하는 적외선 분광분석의 검출 신호를 키우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메타물질은 표면에 빛 파장 길이보다 작은 초미세구조가 배열된 특수 기능성 물질이다. 초미세구조 디자인을 최적화해 기존 기술보다 3배 이상 향상된 신호 증폭 효과를 얻었다.

물질 분자가 적외선의 특정 주파수만을 흡수하는 특성을 활용하면 반사된 빛의 패턴을 읽어내 샘플에 포함된 물질 종류를 알 수 있다.

검출하려는 물질이 샘플에 극미량 포함된 경우 검출 신호인 빛 세기차가 거의 없어 읽어내기 힘들다. 세기가 1인 빛을 단일분자층에 쪼였을 때 0.003밖에 흡수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개발된 메타물질을 쓰면 단일분자층의 중적외선 흡수를 0.36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메타물질이 없을 때 보다 120배 이상 향상된 성능이며, 메타물질 기반 기존 기술과 비교해도 3배 이상 향상된 것이다. 개발된 기술을 검증하는 실험에는 ODT 물질 분자를 검출 분자 샘플로 썼다.

황인용 UNIST 전기전자공학과 연구원은 "메타물질은 2.8나노미터 두께의 단일분자층 검출 실험에서 36%의 반사차이라는 기록적인 검출 신호를 얻었다"며 "단일분자층 검출 실험에서 최고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개발된 메타물질은 대량 제조가 쉽고, 제조 공정도 저렴하다. 간단한 나노 임프린트 공법과 건식 식각 공정을 써 제조할 수 있다.

정주연 박사는 "금속-절연체-금속 순으로 얇게 적층한 뒤, 나노 임프린트 공법으로 위에 쌓인 금속과 절연체를 원하는 모양으로 뜯어낼 수 있다"며 "절연체를 깎는 건식 식각 공법을 더해 미세구조가 배열된 메타물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종원 교수는 "수직 방향의 갭 구조를 만들어 근접장 세기 강화와 근접장 노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최초의 연구"라며 "적외선으로 생체분자, 유해물질, 가스 등을 검출하는 센서 기술에 광범위 하게 응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글로벌프론티어 파동에너지 극한제어 연구단, 한국 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 및 민군겸용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와일리에서 출판하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스몰 메소드에 지난 13일자로 공개돼 출판을 앞두고 있다. 

황인용 연구원(좌측)과 이종원 교수(우측)
황인용(왼쪽) 연구원과 이종원 교수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UNIST)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