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5.03 11:54

1~3일 사흘간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한국·이란간 관계를 격상시키고 국내 기업의 이란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한·이란 양국의 각 기관은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30여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이란 방문의 성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다수다.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주요 신흥국들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 시장 진출은 제2의 중동 붐을 가져다줄 수 있어 정부가 앞장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만으로도 성과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이번에 MOU가 체결된 주요 사업들 중에서 철도·도로·수자원 인프라 사업은 국내 건설사나 엔지니어링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의 경우 이스파한-아와즈 철도 541km 구간사업, 박티아리 수력발전 댐 등 6건의 건설사업 MOU를 따냈다. 이 밖에도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등이 독자적으로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수주의 기회를 확보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가스파이프 건설 등을 위한 협력 MOU, 한국가스공사–이란 석유공사의 가스전 개발과 신규 LNG(천연액화가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협력 MOU, 양국 가스공사간 이란-오만 해저 가스파이프 라인 건설을 위한 MOU 체결 등이 진행됐다. 

또한 양국 선박의 자유로운 상대국 항만 출입보장을 위한 해운협정과 세관상호지원협정을 체결하고 교역회복 및 투자활성화를 위한 민간교류 확대, 결제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는 등 해운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이른 것이 사실이다.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가계약은 2건이며 나머는 대부분은 협력을 약속하는 수준인 MOU여서 앞으로 사업을 현실화하고 수주를 따내는 것은 순전히 정부와 국내 기업의 몫으로 남아 있다. 

정치적 불안정성과 유가 하락에 따른 이란의 경기 침체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민관 합동 차원의 리스크 점검과 대(對)이란 경제 외교가 꾸준히 진행돼야 하며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한 소프트파워 외교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