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5.03 16:54

JP특보로 정치권 데뷔한 충청권 차기 리더...소통형 리더 될 수 있을까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 사령탑은 정진석 당선인이 맡게 됐다.

정진석 당선인은 3일 실시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69표를 얻어 나경원 의원과 유기준 의원을 물리치고 독자적으로 과반을 확보해 당선됐다.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한 김광린 의원은 차기 정책위의장을 맡게 된다. 

여권에서는 정진석 당선인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무난한’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나경원·유기준 등 경쟁 후보에 비해 계파색이 적고,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만큼 충청권 민심을 다시 추스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원내대표의 다양한 경력도 향후 새누리당의 위기 수습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자 출신인 정 당선인은 4선 의원으로 풍부한 의회 경험이 있을뿐만 아니라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낸바 있어 당·정·청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대표적인 언론계 출신 정치인...JP 특보로 정치권 데뷔한 ‘충청권’ 차기 리더

1960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정 당선인은 한국일보에서 15년간 기자, 논설위원으로 활동한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6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충남도지사와 내무부 장관을 역임한 고 정석모 자민련 부총재의 아들이기도 한 그는 16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원내에 입성했다. 

정 당선인이 정계에 몸을 던지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인물은 바로 김종필 전 총리다. 1999년 당시 JP의 특보로 발을 들여 놓은 정 당선인은 여전히 JP의 정치적 후원을 받고 있다. 4월 총선에서 JP는 정 당선인의 후원회장을 맡을 정도로 정 당선인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대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정 당선인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당시 당선된 오시덕 열린우리당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자 정 당선인은 재보선을 통해 재선에 성공했고 18대 국회에서는 비례대표를 받아 3선 고지까지 올랐다. 

19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 공천을 받았으나 낙선한 그는 2013~2014년 2년간 국회 사무총장을 맡아 입법부의 살림살이를 챙겼고, 지난 4월 총선 다시 충남에서 공천을 받아 4선에 성공했다. 

◆ 정 당선인 선출은 곧 ‘계파 갈등 봉합’ 여론 반영된 것

정 당선인이 청와대에 발을 들여놓게 된 시기는 2010년이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의해 정무 수석으로 발탁된다.

여기서 정 당선인은 계파를 초월한 설득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한다. 세종시 문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극심한 갈등을 빚자 정 당선인은 두 정치적 거물을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회동을 주선했다. 친박계에서 정 당선인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을 갖게 된 것도 그 당시 시점으로 추정된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박계에서는 ‘자숙론’이 불거지면서 조용히 정 당선인을 밀어주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었다. 현 정부에서 장관까지 지낸 유기준 의원이 출마했지만 더 이상 ‘친박계’라는 타이틀을 단 원내대표로는 당의 위기를 수습할 수 없다는 여론이 팽배했던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 당선인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은 그만큼 새누리당 의원들의 계파 청산에 대한 염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정 당선인 역시 본인이야말로 협치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임을 자처하면서 당청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친박계에만 지울 수 없다는 발언 역시 특정 계파를 두둔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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