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7.30 18:36

이준석 "8월 아닌 7월 입당해 '경선버스 출발 전 먼저 탑승' 긍정적 판단"

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후 국민의힘 권영세(오른쪽 두 번째) 대외협력위원장과 박진(오른쪽 첫번째) 에비후보 및 김병민(왼쪽 첫 번째) 국민캠프 대변인과 장제원 의원과 함께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윤석열 '국민캠프')
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후 국민의힘 권영세(오른쪽 두 번째) 대외협력위원장과 박진(오른쪽 첫번째) 에비후보 및 김병민(왼쪽 첫 번째) 국민캠프 대변인과 장제원 의원과 함께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윤석열 '국민캠프')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던 날, 국민의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는 이준석 대표도 김기현 원내대표도 없었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전격 입당을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해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을 하는 게 도리"라고 밝혔다. 

이어 "(입당을) 결심한 지는 몇 시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입당식은 말 그대로 '깜짝 입당'이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캠프에서 "오후 1시 50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하겠다"고 공지했고 그 직후부터 '윤 전 총장이 당사에서 입당을 선언할 것'이란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돌았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같은 시각 전남 여수·순천을 찾아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현재 휴가 중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8월 중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지만,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들도 윤 전 총장의 깜짝 입당은 의외였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의 한 핵심관계자는 "적어도 하루 전에는 귀띔을 해준다고 했는데, 좀 당황스럽다"고 했다.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 조차도 이날 기자회견 직후 "나도 11시 경에서야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결국 이날 입당식은 권 위원장과 대외협력부위원장인 신원식·최형두 의원 등 만이 참석했다. 장제원 의원, 김병민 캠프 수석대변인 등과 함께 정장을 갖춰입고 당사에 들어선 윤 전 총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저는 오늘 국민의힘 당에 당원으로서 입당하기 위해 당사를 찾았다"고 했다. 

이에 권 위원장은 "사실 오늘 입당식은 작은 규모밖에 되지 못했다"며 "다음주쯤 윤 전 총장의 위상에 걸맞는, 지도부가 전체 모인 상황에서 성대한 입당식을 하도록 이 대표에게 건의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권 위원장은 즉석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윤 전 총장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입당을 전격 결정한 배경에 대해 "초기경선부터 참여하는 것이 공정하고 맞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에둘러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된 '장외 주자 특혜' 문제를 제기한 경선 룰에 대해선 "본선경쟁력을 감안해 결정하는 게 공정하다"고 밝혔다. 

아래는 윤 전 총장과의 주요 일문일답이다. 

-입당을 전격 결정한 배경이 뭔가
"처음부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주축이 돼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초기경선부터 참여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국민 의견을 장벽없이 경청하는 시간을 좀더 갖고 싶었는데, 한 달 동안 많은 분을 만나보니 불확실성을 없애고 당적을 가진 신분으로도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분들의 넓은 성원과 지지를 받기 위해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당 시기를 놓고 '11월 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 단일화' 등 여러 고민을 했나.
"입당은 결정하고 발표하기 전까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늘 공정과 상식을 주장하면서 다른 대안을 생각하긴 어려웠다. 불확실성을 계속 갖고 가는 게 오히려 많은 혼선과 누를 끼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결심한 지는 몇 시간 안 된다."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가 지금 호남에 있다. 오늘 하게 된 이유는.
"그런 건 없다. 지도부와는 지난 일요일 회동 이후 충분히 교감을 가져왔다. 지방 일정은 몰랐고, 입당 인사는 다음주에 하면 된다."

-당초 '외연확장을 한 후에 입당하겠다'고 했다. 어느 정도 이뤘나.
"입당을 한다고 해서 더 넓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한 노력을 안 하는 게 아니다. 좀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선 입당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고 본격적으로 일을 하는 게 맞다. 그분들도 정권교체를 강하게 바라는 분들이고, 방법론과 시기적인 차이가 있다. 정권교체라는 큰 과업을 위해 함께 손잡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8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한 공개회동 제안에 응할 것이냐.
"거취를 고민할 때 마침 최 전 원장이 공개회동을 제안했다. 이제는 저도 입장을 정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분이 뵙자고 해도 적극적으로 응할 생각이다."

-일부 후보들은 '100% 여론조사'로 결정된 1차 컷오프 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다.
"경선 룰은 본선경쟁력을 감안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고 일반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당에서 그런 원칙에 따라서 할 거라고 보고, 저는 당에서 결정하는 바에 따르겠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광양 제철소를 방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입당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여러차례 대화 및 접견으로 입당에 대한 시각차이를 많이 조율했다. 다만 보안문제로 전격 입당을 선택한 것 같다"고 비호했다. 

계속해서 "그간 호사가의 말들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언어였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판단하셨을 것"이라며 "8월이 아닌 7월에 입당해 경선버스 출발 전에 먼저 앉아있겠다고 한 걸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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