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윤해 기자
  • 입력 2021.08.03 17:19

증거금 규모…SKIET·SK바이오사이언스·카카오뱅크 10분의 1도 못미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사진제공=크래프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사진제공=크래프톤)

[뉴스웍스=안윤해 기자] 역대 2위 공모 규모로 하반기 기업공개(IPO) 초대어로 지목됐던 게임 업체 크래프톤이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예상을 빗나가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특히 크래프톤의 이번 청약은 사실상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규모 청약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3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결과, 최종 경쟁률 7.79대 1, 증거금 5조358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미래에셋증권 9.50대 1 ▲NH투자증권 6.71대 1 ▲삼성증권 6.88대 1로 각각 집계됐다. 

크래프톤의 청약 증거금은 앞서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00억원)나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고, 심지어 중복청약이 막힌 카카오뱅크(58조3000억원)의 11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크래프톤의 흥행 참패는 지나치게 높은 공모 가격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와 비교기업 지적에 공모가를 10% 이상 낮췄지만, 확정된 공모가 49만8000원은 여전히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날 장외시장에서 크래프톤의 주가는 48만50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5만원가량 하락해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들은 '따상'(상장 첫날 시토가가 두 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 등, 공모주를 통한 단기 차익을 노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국 관영매체가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 몰아세우면서, 크래프톤 2대 주주인 텐센트의 주가가 6% 이상 폭락했고, 국내 게임 업계 주가도 일제히 하락한 것도 게임주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중국에서 게임 규제가 강화되면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크래프톤 역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기준 크래프톤은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게임 대장주로 등극할 전망이었지만, 일반공모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청약을 마감한 크래프톤은 이달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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