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8.04 16:33

중국 조이비오와 1000억 펀드 조성…미국 퍼펙트데이 540억·네이처스파인드 290억 선제 투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SK)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속가능 먹거리'로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SK그룹 투자전문회사 SK㈜가 중국의 식음료(F&B) 유통기업인 조이비오그룹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미국의 대체 단백질 기업 네이처스파인드에 투자하는 행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국 현지에서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대체육과 아이스크림, 버터, 우유 등 대체식품의 사진을 올렸다. 특히 동원F&B가 공급 계약을 맺고 국내 출시한 미국의 유명 식물성 고기 브랜드 '비욘드미트'의 제품도 포함됐다.

최 회장은 "이중 1등은 단연 발효 단백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댓글에서 "대체 유단백질로 바닐라 맛을 살리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해당 아이스크림은 SK㈜가 지난해 540억원을 투자한 미국 발효 단백질 선도기업인 퍼펙트데이의 제품이다. 201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퍼펙트데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소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로 발효유 단백질 생산에 성공했다. 현재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그레이터스에 원료를 납품 중이며, 아이스크림을 포함해 치즈, 단백질보충제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식품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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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NS에 올린 발효 단백질 아이스크림.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랩 캡처)

대체식품은 동물에 기반한 전통적 농축산업 방식 대신 주로 콩, 버섯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이나, 첨단 미생물 발효 기술로 개발한 단백질로 만든 식품이다. 대체식품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체 단백질은 대규모 동물 사육없이 혁신 기술로 단백질을 구현해 농축산업 탄소배출 감축, 식품안전성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ESG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록, 테마섹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들도 ESG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크게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분야다.

SK㈜는 대체식품 선도 시장인 미국, 영국을 비롯해 초기 시장인 아시아에서 혁신 기술을보유한 유망 푸드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아시아 주요국 선도 식품 기업 및 투자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 대체식품 시장을 공략 중이다.

SK㈜는 최근 조이비오그룹과 중국 대체식품 투자펀드 조성을 포함한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이비오그룹은 레전드홀딩스가 2012년 설립한 F&B 유통기업으로, 중국, 호주, 칠레에서 프리미엄 과일, 해산물 분야의 1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SK㈜는 2019년 국내 사모펀드와 함께 조이비오그룹에 약 22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SK㈜와 조이비오그룹은 약 1000억원 규모의 중국 대체식품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식물성 대체 고기, 발효 단백질 등 대체 단백질 생산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수직농장과 같은 유망 IT기술 기반 푸드테크 기업와의 사업 협력과 글로벌 대체 단백질 기업의 중국 진출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뿐만 아니라 SK㈜는 최근 미국 대체 단백질 개발사 네이처스파인드에도 약 290억원을 투자하며 현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네이처스파인드는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발견한 미생물과 자체 발효 기술로 영양이 풍부한 대체 단백질 원료 개발에 성공한 곳이다.

이 밖에 SK㈜는 영국의 대체육 생산 기업 미트리스팜 투자도 추진하는 등, 발효 단백질 외에도 식물성 대체육 분야 포트폴리오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무환 SK㈜ 그린투자 센터장은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 시장은 향후 무궁무진한 부가가치 확장이 기대되는 유망 분야인 동시에 환경적 가치도 큰 사업"이라며 "핵심 기술을 보유한 투자사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기회 확대 등 시너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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