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8.05 18:00

조승우 IBS 연구위원 연구팀, 치매, 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질환의 연구 모델로 활용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조승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이 실제 인간 뇌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하여 '미니 뇌'제작에 성공했다. 

'뇌 오가노이드'는 뇌 연구를 위한 최적의 모델로 각광받는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배양하여 만들 수 있다. 

기존 뇌 오가노이드는 태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로 사용하는 배양지지체가 뇌의 단백질 성분과 달라, 뇌 발달에 필요한 환경을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가노이드가 커질수록 중심부까지 산소 및 영양분 공급이 어려워 세포가 죽는 문제도 있었다.

연구진은 나노기술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뇌의 미세환경과 유사한 젤리 형태의 '3차원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세포를 제거한 뇌의 세포외기질을 활용한 것이다. 

뇌 발달에 필요한 생화학적·물리적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나아가 미세한 채널로 구성된 '미세유체칩'을 도입, 배양액 흐름을 정밀 조정하여 산소와 배양액을 중심부까지 효과적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 배양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뇌 피질을 구성하는 신경상피가 발달하여 뇌 주름이 다량 생성됐다. 신경세포·성상교세포·미세아교세포 등 다양한 뇌세포가 기존 방식보다 많이 발현했다. 뇌 구조 및 기능이 더욱 성숙해진 것이다.

미세유체칩을 적용하면 기존 뇌 오가노이드(2~3㎜) 보다 약 2배가 큰 4~5㎜수준으로 커지고 신경 기능이 증진됐다. 연구진은 실험에 따라 최대 8㎜까지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조승우 연구위원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며 "난치성 뇌질환 기전 규명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체외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 위원이 소속된 나노의학연구단은 지난 12월 나노과학과 의·생명과학의 융합을 통해 나노-바이오 과학의 지평을 확장하고자 설립됐다.

화학·물리·생명공학·의학 등 다양한 학제간 융합연구에 기반하여 혁신적 나노과학연구 수행, 패러다임 전환형 '뉴 사이언스'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부환경이나 자극을 이용하여 물성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진화나노물질 설계·합성과 이 진화나노물질을 이용한 분자수준의 생명현상 관찰 및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세포수준의 생명현상을 조절·진단·치료하는 의학에 궁극적으로 적용하고자 한다. '학제간 경계가 없는 연구소'라는 비전으로 새로운 과학 창출, 차세대과학자 양성,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조안나 박사와 진윤희 연구교수, 안연주 학생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조승우(왼쪽부터) 연구위원, 조안나 연구원, 진윤희 연구교수, 안연주 학생연구원 (사진제공=IBS)
조승우(왼쪽부터) 연구위원, 조안나 연구원, 진윤희 연구교수, 안연주 학생연구원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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