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8.25 06:00
21일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지난 6월 21일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수소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ESG 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해 주주들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SG경영이 기업의 필수조건이 되면서 조현준 효성 회장은 이 같이 의지를 밝히며 최근 ESG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친환경 사업을 확장하는 등 지속가능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ESG경영을 강화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ESG 평가 A+등급 '효성', ESG경영위원회 설치로 지속가능경영체제 구축

효성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3개사가 A+등급을 받았다. 효성중공업 역시 A등급을 획득하며 효성의 주요 계열사들이 지주사 전환 후 첫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아 지속가능경영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배구조 개선,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운영,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한 소통 노력 등 효성의 ESG 강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 취임 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그룹을 지주사인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의 4개 사업회사로 나누고 사업회사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 또한, 효성의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대표위원 자리를 사외이사에게 넘겨 독립성을 강화하고, 사외이사가 이사회의장직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부당내부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투명경영위원회도 설치했다.

최근에는 기존 이사회 내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담당해 온 투명경영위원회를 ESG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위원회는 ▲ESG 관련 정책 수립 ▲ESG 정책에 따른 리스크 전략 수립 ▲환경·안전·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투자 및 활동계획 심의 등의 책임을 담당한다.

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안건 심의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최소 기준인 2주보다 늘어난 17일~22일 전 정기 주주총회 공고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의결정족수 확보 및 주주의결권 행사 편의를 위해 주주총회집중 예상일이 아닌 날에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아울러 매년 정기적인 실적 발표는 물론 국내, 아시아 지역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NDR(Non-Deal Road Show)을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높아지는 주주들의 정보 요구 수준에 맞추기 위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IR 자료를 제공하고, 주주들의 이해 및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주주, 고객, 임직원, 협력회사, 지역사회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2012년도부터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경제, 사회, 환경 분야에 걸친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이 지난해 8월 완공한 정부세종청사 수소충전소. (사진제공=효성)
효성중공업이 지난해 8월 완공한 정부세종청사 수소충전소. (사진제공=효성)

◆수소·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 박차…2028년까지 1조 투자로 탄소섬유 2.4만톤으로 확대

효성그룹은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울산, 창원, 대구 등 사업장에 고효율 설비 교체, 인버터 설치 등을 실시해 연간 약 1800만kWh의 에너지 절감과 약 9000톤의 이산화탄소가량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고 있다.

효성그룹 계열사들도 친환경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섬유,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효성화학는 폴리케톤, 효성중공업는 수소충전소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탄소섬유를 통해 항공기, 자동차, 에너지, 건축 등 다양한 영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탄소섬유는 친환경 수소경제를 위한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다. 철보다 강도는 10배 강하고 무게는 25%에 불과해 자동차 경량화의 핵심소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차량 경량화에 따른 연비향상으로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을 연산 2만4000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올해는 758억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연산 6500톤을 증설한다.

효성화학은 2013년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의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폴리케톤은 친환경·탄소저감형 소재로, 폴리케톤을 1톤 생산할 때마다 일산화탄소를 약 0.5톤 줄일 수 있다. 효성화학은 폴리케톤을 수도계량기에 적용한 데 이어 전력량계에도 적용해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세계적 가스·엔지니어링 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울산에 2023년까지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 주요 거점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도 구축해 국내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액화수소는 기체부생수소에 수소액화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수소 모빌리티 산업 구축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효성 계열사들의 각사업장은 친환경 관련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국제 재생섬유 친환경 인증마크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 효성화학은 녹색기업 인증, 효성중공업은 녹색건축 인증을 보유 중이다.

아울러 지난 4월 효성중공업은 첫 ESG채권을 발행했다. 녹색채권으로 조달된 500억원의 금액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배터리 구매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효성중공업 녹색채권의 인증등급을 최상위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효성중공업 협력사가 효성중공업 창원공장을 견학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효성중공업 협력사가 효성중공업 창원공장을 견학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협력사 경쟁력이 회사 경쟁력"…납품대금 현금지급·동반성장 협약 체결으로 상생 확대

효성은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협력사의 기술·판로개척·재무·시스템 등 전반적인 분야를 지원하며 상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올 한 해에도 협력사와 함께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내외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협력업체 교육 및 컨설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 절감 컨설팅' 활동인 에너지 동행 사업에 참여해 전·현직 전문가 중심의 에너지경영혁신 자문단을 구성, 협력사 공장 내 LED 전등 교체 등 에너지 절감시설 투자를 지원했다.

또한,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 품질·생산 책임자를 대상으로 공정·안전·생산·경영·품질 교육을 실시하고 작업구역·적치대 구획 등 공장의 기본적인 환경 구축부터 자재 및 설비 관리, 원가절감, 품질 개선도 돕고 있다. 지난 5년간 총 51개 업체에 컨설팅과 함께 조명개선, 집진시설 설치 등 시설 개선 지원을 제공했다.

아울러 효성은 협력사의 원활한 유동성 지원을 위해 납품대금을 익월 10일 현금으로 지급하고, 지급일이 공휴일인 경우 직전 영업일에 지급하며, 지급 횟수도 최대 월 3회로 확대했다. 또 협력사업의 상생협력 및 동반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과 금융 및 서비스 지원 협약을 체결, 협력사의 해외 현지법인에 대출 금리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1차 협력업체와 2차 협력업체 간 동반성장 협약 체결을 유도하고 납품 대금이 2차∙3차 협력사까지 제대로 지급되는지 모니터링 하는 등 상생협력이 2차 협력업체로 확대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편, 최근 효성티앤씨는 코로나19로 의류 수요가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원단, 봉제 업체들과의 협업해 페트병에서 뽑아낸 재활용 섬유와 무농약 면화로 만든 면으로 된 티셔츠를 'G3H10'이라는 브랜드로 선보였다. 효성티앤씨는 지속적인 제품 출시로 향후에도 중소협력사들과의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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