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8.27 00:00

IBS 기후물리 연구단, 초고해상도 지구온난화 기후 시뮬레이션 수행으로 밝혀

적도 태평양에서 보이는 물결 모양 구조의 차가운 해수 흐름이 열대 불안정파를 나타낸다. (사진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엘니뇨-남방진동'은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평균보다 높은 상태인 엘니뇨와 낮은 상태인 라니냐 사이의 순환을 말한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엘니뇨-남방진동이 종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은 독일 막스플랑크기상연구소, 미국 하와이대와 함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미래 엘니뇨-남방진동의 변동성을 예측했다.

연구진은 IBS의 슈퍼컴퓨터인 알레프를 이용해 해양 10㎞, 대기 25㎞의 전례 없는 공간해상도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현재 기후 및 현재 대비 이산화탄소 농도를 2배, 4배로 증가시켜 지구온난화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실험을 담당한 이순선 연구위원은 "100년 이상의 미래 기후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얻기 위해 슈퍼컴퓨터는 1년 넘게 쉼 없이 돌아갔다"며 "생성된 데이터만 1TB 하드디스크 2000개를 채울 수 있는 방대한 용량"이라고 설명했다.

분석결과,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미래 엘니뇨-남방진동 온도 변동성이 약화됨을 확인했다. 

크리스티안 웬글 독일 막스플랑크기상연구소 연구원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할 경우 엘니뇨-남방진동 변동성이 현재 기후 대비 6% 약화되었고, 4배 증가 시 31% 약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적도 태평양 내 열의 이동을 추적함으로써 엘니뇨-남방진동 변동성 약화의 주요 원인을 규명했다. 

지구온난화 기후에서는 기온 증가로 인해 증발이 증가하는데, 이는 엘니뇨-남방진동에 '음의 피드백'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여 엘니뇨 발달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의해 적도 동-서태평양 사이의 온도차가 감소하면, 이로 인해 '양의 피드백' 역시 약해져 엘니뇨-남방진동 변동성을 약화시켰다.

연구진은 열대 불안정파가 엘니뇨-남방진동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기후에서 열대 불안정파가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엘니뇨-남방진동 변동성 약화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연구 결과는 지속적인 온난화가 수천 년 동안 계속된 가장 강력한 자연적 기후 변동을 잠재울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잠재적인 상황이 전 지구 기후시스템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27일 0시(한국시간) 기후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됐다.

악셀 팀머만(왼쪽부터) 연구단장, 이순선 연구위원, 추정은 연구위원 (사진제공=IBS)
악셀 팀머만(왼쪽부터) 연구단장, 이순선 연구위원, 추정은 연구위원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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