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9.11 07:20

4000억달러 고지 최단기간 돌파…증가율 둔화되지만 주요국 수요 확대 '긍정적'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의 올해 수출이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호조에 힘입어 4000억달러를 가장 짧은 기간에 돌파했다. 이에 역대 연간 최대기록인 2018년의 6049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월 수출은 532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34.9% 증가하면서 8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간 수출은 3월부터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500억달러를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해도 수출은 3개월 연속 20%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중 반도체·석유화학·일반기계 등 주력산업이 꾸준히 선전한 가운데 바이오헬스·이차전지·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신산업이 역대 8월 수출액 1위를 기록하면서 전통산업과 유망산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3개월 연속 15대 주요 품목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사상 최초로 15대 품목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시현했다.

특히 반도체는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4개월 연속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상회했다. 8월 수출액은 117억 달러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22%에 달한다.

반도체의 최근 수출 호황은 글로벌 초과 수요로 인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급의 증가는 기술적 한계 등으로 제한적인 반면 5G 본격화 및 비대면 경제 가속화 등으로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현재 초과수요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종에서 장기 불황이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으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제조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극단적으로 낮은 상태기 때문에 최근 증가하고 있는 수요자들의 재고 부담만 완화된다면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락 또는 장기불황 보다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완만한 가격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 제공=산업통상자원부)
(자료 제공=산업통상자원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코로나 충격으로부터의 회복을 넘어 매월 수출 역사를 새로 쓰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1~8월에만 4119억달러를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2018년(3997억달러)을 뛰어 넘었다.

수출 호조로 인해 연간 두 번째 6000억달러 돌파는 물론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액 달성도 가시화됐다. 역대 최대까지는 1930억달러 모자란다. 산술적으로는 483억달러씩 4개월간 기록하면 최고치를 다시 쓴다.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증가세만 유지하면 6000억달러 돌파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9월은 478억2000만달러, 10월 448억2000만달러, 11월 457억5000만달러, 12월 51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9~12월 수출액은 1897억2000만달러로 평균 473억3000만달러 수준이다.

최대 기록 수립까지 월평균 483억달러가 필요한 만큼 현재의 수출 호조 흐름이 이어지면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다. 단순하게는 전년동월 대비 2%씩만 늘어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에 있어 코로나 영향이 줄어든 만큼 기저효과가 다소 축소되겠지만 일단 늘기만 하면 연간 수출 최대액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물류 애로, 부품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상승 등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비용 상승과 중간재 수입에 내수 수입까지 겹치면서 수출 증가율 감소세가 수입증가율 감소세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월간으로 1%의 수출금액 성장을 가정했을 때 8월을 고점으로 수출 증가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되고 현재의 수출금액 감소추세가 지속된다면 증가율의 감소세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향후 수출흐름은 증가률이 둔화되긴 하나 증가세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연진 유진투자연구원은 "수출경기확산지수가 하락했으나 중립을 상회했고 8월 한국 제조업 PMI도 생산 차질로 하락했지만 수주물량은 증가했다"며 "병목현상에 따른 높은 수출물가, 주요국 생산 회복에 따른 중간재 등 수요 확대는 한국 수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