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5.10.28 14:55
김미애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최근 MBK파트너스라는 PEF구조(사모투자펀드)의 자본이 2015년 최대 M&A건으로 여겨지던 홈플러스매각건에 참여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펀드형태의 자본이 기업인수시장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자본의 수익률만 관심을 두는 펀드의 기업경영참여가 기업의 궁극적 이익에 기여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란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杞憂)가 아닐까 한다. 사실 이미 선진금융시장에서는 기업인수 합병을 통한 기업의 구조조정,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PEF가 참여한 M&A가 활성화되어 있다. 기업들은 사업재편, 기업구조조정이나 자금조달을 위한 목적으로 PEF와의 기업인수합병 작업을 이용하며 상당히 효율적인 자본거래 구조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위기 당시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외국의 거대 자본이 국내기업들의 위기를 이용하여 싼값에 기업을 사들이고 냉혹한 구조조정을 거쳐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것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다소 적대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자본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장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펀드가 인수한 기업을 높은 가격에 되팔고자 할 때 기업의 영속성과 궁극적 가치가 가격에 반영된다.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펀드라고 해도 다른 인수자와 목적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매짜닌펀드나 엔젤투자와 같은 고위험-고수익기대 투자자본이 성장잠재력을 물색하고 모험을 감수함으로써 수많은 혁신이 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기업 인수합병시장에 어떤 특정 펀드의 참여를 사전적으로 차단해야 할 필요성은 없다. 오히려 운용상의 자율성이 높고 투자자와 기업간의 고위험 투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자본이 보다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내주어야 한다.

실제로 ‘국내 사모펀드 1세대 대표 주자’는 보고펀드로서 외환위기 이후 다수의 딜에서 위기에 있던 국내 기업들을 여전히 토종기업으로 남기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 외국 PEF에 대항할 만큼 실력을 키워가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IMM, 한앤컴퍼니,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스틱 등 독립운용사들과 삼성이나 대우, 신한,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금융회사 소속의 PEF들이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가계들이 이들 펀드의 수요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일 수 있다. 자본시장을 통한 투자는 누군가 이익을 갖게되면 다른 누군가가 손해는 보는 제로섬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투자구조와 수익원을 허용할 때 모두가 윈윈하는 상황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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