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1.11.07 18:21

하이블럭스, 베타테스트 기간 중 30만명 다운로드…상업용 부동산도 NFT 판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NFT 부산 2021' 관람객들이 페스티벌 참여업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부산=뉴스웍스 이한익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물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등 활동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또 강남 부동산에 비대면으로 투자해 고정 이자를 받을 수도 있고, 드라마 등에 출연하는 버추얼 휴먼(가상인간)의 굿즈를 사고팔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열풍과 함께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 토큰)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는 NFT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체불가토큰(NFT) 페스티벌 'NFT 부산 2021' 행사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블록체인협회, 벡스코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온더, 쿼크체인, 바른손랩스 등 50여개 기업이 참여해 자사 서비스를 소개했다.

기자가 행사장을 찾은 것은 지난 5일과 6일. 행사장에는 기자가 기대한 것 이상의 많은 관람객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관람객 중에는 고등학생 등 MZ세대 뿐만 아니라 5060세대들도 많아 NFT에 대한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NFT는 특정자산에 대해 암호화된 소유권과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기록하는 토큰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과 같은 암호화폐처럼 동일한 가치와 기능을 가지는 대체가능 토큰과 달리 NFT는 각각 고유값을 지니고 있어 희소성이 있다. 또 누구나 소유권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거래 내역을 추적·증명할 수 있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진위와 소유권 입증이 중요한 예술품, 게임 아이템, 부동산 등 자산의 가치와 결합된 NFT 자산이 등장하고 있다. NFT 자산에는 크립토아트, 컬렉터블, 디지털 부동산, 커뮤니티 NFT 등이 있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업체 하이블럭스 부스 전경. (사진=이한익 기자)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개발·서비스 업체인 하이블럭스는 온라인상의 디지털 콘텐츠를 한곳에서 모아 볼 수 있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하블(HABL)'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앱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 플랫폼의 수익이 중앙화돼 플랫폼 제공자가 독식하는 구조에서 벗어난 것이 특징이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용자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하블에서는 사용자가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보팅(추천)을 누르는 등 '활동'을 하면 점수가 쌓이고 이 점수를 기준으로 가상자산 '힙스'를 받을 수 있다. 

또 하블은 '큐레이팅' 기능을 지원해 인스타그램 등 다른 플랫폼에서 게시물을 가져와 공유할 수도 있다. 하블로 공유된 타 플랫폼 게시물의 소스도 표시돼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이 홍보 채널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토큰의 채굴도 가능하다고 하이블록스 측은 설명했다.

하블은 이같은 보상 시스템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유입을 유도하고 트래픽이 많아지면 광고주들이 집행하는 광고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하이블럭스 관계자는 "베타테스트 기간임에도 30만명이 다운로드를 받았다"며 "최근에는 영화 배급사 워너브라더스에서 안젤리나 졸리 출연 작품의 광고를 하블에서 집행했는데, 하루만에 3000명의 사용자들에게 광고비를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분할투자 플랫폼 '스테이션블록' 부스 전경. (사진=이한익 기자)

상업용 부동산 분할투자 플랫폼 '스테이션블록'은 부동산의 일부를 NFT로 발행해 판매하고 있다. 특정 역세권 인근에 있는 다수의 빌딩에 투자해 종합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남역 인근 5개의 빌딩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임대수익 및 매각차익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NFT 소유자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식이다. 

스테이션블록에 따르면 NFT 소유자는 매달 일정량의 배당을 지급받게 된다. 개별 상품의 경우, 일정기간 이후 해당 부동산 자산이 매각되는 시점에 보유한 NFT가 청산되며 동시에 추가적인 매각차익을 지급받게 된다. 

포트폴리오 상품의 경우 상품을 구성하는 부동산 자산의 매각과 매수가 지속적으로 일어나 별도의 청산 절차 없이 배당 지급이 이어진다. 다만 언제든 보유한 NFT를 재판매 할 수 있기 때문에 NFT 가격변동에 따른 차익을 얻을 수 도 있다.

스테이션블록 관계자는 "현재 언주역 인근 한 곳에 대한 NFT 거래가 오픈된 상태"라며 "최소 투자금액은 100달러이며 연 고정 3.5% 이자를 지급하고 3년 뒤 매각을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변동성은 있겠지만 최근 3년간 상승률 56%였다"고 설명했다.

버추얼 휴먼 콘텐츠 업체 도어오픈이 출품한 버추얼 휴먼 '선우'의 옥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버추얼 휴먼 콘텐츠 업체 도어오픈은 가상인간을 선보였다. 도어오픈은 온더의 탈중앙화 런치패드 플랫폼 ‘톤스타터(TONStarter)’의 첫번째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도어오픈은 AI 기술을 활용한 실사형 버추얼 휴먼과 자체적인 IP(지식 재산) 제작을 통해 아티스트 리스크가 없고 권리관계가 단순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NFT와 토큰 이코노미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도어오픈 측은 버추얼 휴먼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연예인과 달리 인적 리스크가 제거돼 관련 콘텐츠가 타격을 받는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도어오픈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버추얼 휴먼이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다가 광고모델이 된 사례도 있으며 해외에서는 3D 그래픽을 활용한 버추얼 휴먼이 다수의 패션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며 "도어오픈이 공개할 버추얼휴먼은 이런 3D 그래픽 방식이 아닌 AI를 활용한 방식으로서 더욱 실사에 가깝고 섬세한 표정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캐리가 출품한 '클레이치킨' 옥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이번 NFT 페스티벌에서는 옥션도 진행됐다. NFT 옥션은 온라인 진행 없이 오프라인에서만 참여가 가능했다. NFT로 발행된 작품을 암호화폐나 현금 결제를 통해 낙찰 받는 방식이었다. 낙찰 받은 작품은 구매자가 원하는 NFT 지갑 주소로 발송되며, 구매자는 작가가 원하는 지정 지갑으로 NFT 판매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블록체인 업체 퍼블리시는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 소장 기관인 간송미술관과 협업해 '훈민정음 해례본 NFT'를 옥션에 출품했다.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된 '훈민정음 해례본 NFT'는 1억원에 시작해 1억원에 낙찰됐다. 도어오픈은 노아, 선우, 마리 등 3명의 단독 사진 형태의 NFT를 공개했다. 3종 모두 5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노아의 이미지는 65만원, 선우는 250만원, 마리는 400만원에 낙찰됐다. 이외에도 바른손랩스, 캐리, 싸이클럽, 하나 갤러리, 프로젝트 위드, 게임체인 등 업체가 이번 옥션에 출품해 다양한 NFT 및 실물 작품을 판매했다.

한편 이번 NFT 페스티벌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한 관람객은 "암호화폐, 메타버스, NFT 등 최근들어 디지털 격변이 시작된 것같아 서울에서 부산까지 찾아왔다"며 "블록체인과 NFT 시장에 대한 흐름을 파악하는데 유익한 콘텐츠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 참여 업체 관계자는 "NFT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많지만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곳은 없었다"며 "컨퍼런스에서 다뤄진 주제도 이미 NFT 트렌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깊이가 너무 얕다고 느껴졌다"고 했다.

NFT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무분별한 투자나 소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NFT거래 플랫폼 체인아트 관계자는 "NFT는 복사·붙여넣기가 일반화된 디지털 세상에서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도 "검증도 되지 않은 분야에 NFT가 무리하게 도입된 서비스나 콘텐츠도 많은 만큼 투자·소비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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