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1.10 06:00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ESS 사고에 대한 전기안전관리자 권한 미부여…국내외 표준 개발해 업역 가이드라인 제시"
창립이후 최초로 선거 없이 연임 성공…"12일 KBS 아레나홀 열리는 '2021 전력기술진흥대회' 전기기술인 참여 희망"

김선복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회장은 9일 서울 관악구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사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환한 표정으로 미소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김선복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회장이 9일 서울 관악구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사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환한 표정으로 미소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한국전기기술인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단체로, 전력기술관리법에 의한 특별법인이다. 1963년 '대한전기주임기술자협회'로부터 비롯됐다. 이후 '대한전기기사협회' 시절을 거쳐 1996년에 한국전력기술인협회로 재창립된뒤 2014년 7월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설립목적은 전력기술의 연구·개발 촉진과 전력기술인의 교육훈련·경력관리 등이다. 전기와 관련된 주요 업무를 망라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체 회원수는 약 20만명으로 설계·감리·안전관리대행업체 총 3000개 업체에서 근무하는 전기기술자를 비롯해 산업계, 학계, 공공기관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협회는 중앙회 조직과 4처·2원(연구원, 교육원) 및 21개 시도회를 두고 있으며 상근직원은 150명 가량이다. 이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협회를 이끄는 김선복 회장은 리더십을 인정받아 지난 2월 '추대' 형태로 연임됐다.  

김선복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회장은 경기도 가평 출신으로 전기기사, 전기산업기사 등의 자격증을 갖춘 현장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자이다. 그는 숭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서울시립대 경영대학원 AMP과정도 수료했다. 김 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협회 창립이래 최초로 선거 없이 연임에 성공하신 소감은. 협회 운영에 있어 현장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겪는 어려운 점은 없나. 

"지난 2018년 2월 첫 번째로 회장이 될 당시에는 치열한 경쟁으로 당선됐다. 첫 임기동안 협회를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한 것이 전기인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효율적이고 혁신적으로 협회를 경영했다고 구성원들이 인정해주신 덕택에 지난 2월에는 협회 창립이래 경선 없이 단독으로 회장으로 추대되는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래서 현재 회장직을 연임 중이다. 이런 추대는 영광이고 기쁨도 매우 크지만 회원들의 기대도 많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선거로 인한 회원 간의 분열이 없어 20만명에 이르는 회원이 하나로 단합돼 협회의 혁신을 추진하는 데 많은 동력을 얻고 있다고 본다. 그 일환으로 지난 3년 간 다져놓은 기반과 경험을 발판 삼아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함으로써 우리 협회의 100년 대계를 만든다는 심정으로 혁신을 거듭해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장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협회 운영에 있어서 30년 간 대행사업체인 '서전일렉스'를 직접 경영해 오며 직원 관리 등 많은 노하우를 습득했다. 1992년부터 시도회 활동과 5번에 걸쳐 시회장을 역임하는 등 30여년 동안 전기인으로서 인생의 대부분을 협회 활동에 봉사해오면서 회원들의 요구 사항과 협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것이 많은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최우선적으로 파악해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고 복리증진 등에 노력해온 혁신적인 리더십에 직원들이 순응해 잘 따라 준 결과다."

-오는 12일에 서울 KBS아레나에서 '2021 전력기술진흥대회'가 개최된다. 이 행사가 왜 중요한가. 

"전력기술진흥대회는 전기인의 날인 11월 1일을 맞이해, 2004년부터 매년 개최해 18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서 전력기술과 국가산업 및 경제발전에 기여한 전기기술인에 대해 정부 포상을 수여함으로써 기술의 진흥과 국민의 안전을 꾀하는 법적 행사(전력기술관리법 제3조, 시행령 제4조)이다. 한국전기기술인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고 있다. 

매년 3000여명의 전기인이 참가했지만 작년부터는 아쉽게도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정부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축소해 진행해 오고 있다. 작년은 100여명 규모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다행히도 최근 백신접종과 위드 코로나로 전환됨에 따라 작년에 비해 다소 많은 400여명이 참석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강경성 에너지산업실장이 참석해 치사할 것이다. 아울러 국회 산업통상벤처위원회 이학영 위원장, 강훈식, 이철규 간사 등 여러 국회의원들이 참석하거나 축하영상을 보내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은탑산업훈장, 산업포장, 대통령 표창 등 전력기술의 발전으로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데 기여한 유공자에 대해 약 100여점의 포상 수여를 비롯해 협회 비전선포 및 축하 공연 등을 통해 전기인들의 사기를 더욱 진작시킬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전력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협회가 되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아갈 계획이다. 전기인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김선복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회장은 9일 서울 관악구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따끈한 차를 마시면서 소탈한 표정을 지었다. (사진=원성훈 기자)
김선복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회장은 9일 서울 관악구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따끈한 차를 마시면서 소탈한 표정을 지었다. (사진=원성훈 기자)

-한국전기기술인협회의 최근 이슈는. 내년도 중점사업은 무엇인가.

"협회 산하에는 전력시설물에 대한 설계·감리와 완공된 전력설비를 관리하는 전기안전관리자가 있다. 양질의 전력시설물을 만들기 위해 고품질의 설계·감리원을 양성하고 전기안전관리자의 직무능력도 향상시켜 전기의 안전한 공급을 도와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우선의 목표다. 여기에는 관련제도의 개선과 양질의 교육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제도개선을 위한 대정부 및 국회활동을 강화하고 교육인프라 확장에 박차를 가해 나갈 것이다.

내년도 중점 사업으로는 다양한 교육 운영을 위해 실습교육이 가능한 최적화된 시설 및 환경을 갖춰 전기인의 기술교육 기반확대와 현장 중심의 교육을 통해 미래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권역별 교육관 설립을 추진할 것이다. 지난 9월 착공식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부산 지역에 영남교육원이 완공될 예정이다. 준공될 때까지 면밀하게 살펴서 회원들이 보다 편리하고 유익한 교육을 받을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어 중부지역과 호남지역에도 추가적으로 교육관 건립을 추진할 것이며, 정부 및 지자체 등과 협조해 부지선정 등 세부적인 추진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다.

아울러 협회에서 실시하는 교육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다양한 업역의 회원들이 교육을 통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하고, 전임 교수제 도입과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비대면 교육시스템 요구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산학연 공동 연구사업'에는 어떠한 것이 있나.

"산학연 협력은 각 기관이 보유한 장점을 활용하고 타 기관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추진 등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부합하는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수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산학연 공동연구 주요 기관으로 한전, 서울대 산학협력단 등 국내 유수기관 및 대학과 함께 국책과제 등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구축 관련 연구', 'ESS 안전 평가지표 제정 연구' 등 미래 핵심산업인 재생에너지 관련 연구사업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새롭게 수주한 연구사업 중 '전기설비 무정전 진단기술·안전기준 및 실시간 위험예측 시스템 개발' 사업이 있으며, 현재 정부의 최종승인만 남은 상태로 향후 본 연구사업을 통해 무정전 진단 기술의 고도화와 빅데이터 및 AI(인공지능) 기술의 연계를 활용해 정전 없이 실시간으로 전기설비의 상태 점검이 가능하고 전기설비 사고에 대한 전조예측도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돼 전기안전관리 분야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협회는 전기 분야 신기술 확대‧보급 및 지속적인 R&D 연구를 위해 협회 내 전담연구원 육성‧영입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국내 관련 기관과 지속적인 협업을 실시해 국내 최고수준의 미래 전력 분야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첨단연구 수행을 지속할 것이다."

김선복 회장은 그의 사무실에 진열된 여러 상패 중에서도 특별히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표창장을 자랑스러워 했다. (사진=원성훈 기자)

-한국전기기술인협회에서 운영하는 '공동구매몰'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

"협회는 2016년부터 공동구매몰을 운영해오고 있다. 2021년 품목 다양화 및 회원서비스 향상을 위해 공동구매몰 홈페이지를 신규로 오픈했다. 신규 공동구매몰 홈페이지는 계측기몰, MRO몰, 복지몰로 각각 구성된다. 약 300개 품목의 주요 계측기류, 1만5천여개 품목의 기업 소모성 자재, 30만개 품목의 여행, 레저, 생활용품 등을 e-Marketplace를 통해 제공한다.

2021년 4월 전기안전관리법이 제정되면서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한 자가 보유해야 하는 장비들'이 규정됐고 협회 공동구매몰에서는 절연저항 측정기, 접지저항측정기, 비접촉식 적외선 온도계 등 12개 품목의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한 자가 보유해야 하는 장비뿐만 아니라 전기안전관리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자의 보유 장비, 전기안전관리 대행사업자의 보유장비, 전기안전관리업무를 대행하는 자가 보유해야 할 장비까지도 협회 공동구매몰을 통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쉽고,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한 자는 계측장비 6종과 안전장구 6종을 보유해야 한다. 여기에는 대표적으로 절연저항 측정기(500V, 100㏁)과 절연저항 측정기(1000V, 2000㏁) 및 클램프메타와 접지저항 측정기 등이 있다. 이런 장비들을 보유하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물게 될 수 있다."

-태양광·풍력·조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협회'와의 관련성은. 

"최근 탄소중립을 위한 정부정책(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부합되는 국가연구개발과제 중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재생에너지원의 단점인 간헐성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필수요소인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저장시스템)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지만 ESS 화재 등 안전성 문제는 아직도 숙제로 남아있다.

현재 국내 ESS 산업계는 설계 및 효율성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안전‧구조적인 문제만을 강조하며 아직까지도 유지관리에 대한 사항은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 전기화재의 경우 해당 건물의 전기설비를 담당하는 전기안전관리자들에게 책임이 있으나 아직도 ESS 사고에 대한 전기안전리자의 명확한 업무영역과 권한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전기안전관리자가 현장에서 겪는 불합리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제안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정부정책 과제를 통해 ESS 안전에 관한 진상을 규명하고 국내‧외 표준을 개발해 협회 회원인 전기안전관리자의 업역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전기안전관리자의 책임 경감 및 권리 신장을 도모함으로써 협회 위상을 드높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지구온난화에 관한 심각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전문가뿐만 아니라 국민의 정부정책과제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위해 연구과제의 성과 홍보 및 관련 교육사업을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술교류회, 공청회, 학술대회 발표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여러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인적자원을 발굴해 전기안전관리의 기술, 지식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현장에 적용해 국민들의 안전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기술인협회 회장으로서 가장 중시하는 현안은.

"지난 3년 간 회장으로서 협회를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조직체계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대외적으로는 회원 및 전기인들의 권익 및 복지향상과 전력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최근 전기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이 추진되고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융합기술이 대두됨에 따라 전력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서로 주어진 업무는 다를 수 있지만 전기인으로서 미래를 준비하고 각 업역 간 한마음 한뜻이 되어 중지를 모아 나아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에 협회가 그 구심점이 되어야 하므로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협회는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이룩해 온 안정적인 성장의 바탕위에 전기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난 3년의 임기의 경영지표가 '참여하는 회원, 창의적인 조직, 선도하는 협회'였다면 앞으로의 임기의 경영지표는 '선도하는 협회'가 우선할 수 있도록 각종 정책과 투자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권역별 교육인프라를 구축‧건립하고 수많은 전기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온라인지식센터도 세울 것이다. KEC(한국전기설비기술기준) 시행과 관련된 프로그램의 개발, 협회 홍보채널의 다양화, 온라인 업무지원 확대, 회원이 요구하는 법‧제도의 정비, 협회 우수인재 양성 등을 통해 조직 차원의 혁신과 더불어 전기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과제를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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