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지해 기자
  • 입력 2021.12.07 06:00

678조로 구성한 단일 회사법제…"차기정부 국정과제 수립 시 기업정책으로 활용 기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전경. (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br><br>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전경. (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뉴스웍스=안지해 기자] 창립 60주년을 맞아 기업법제 선진화 작업에 착수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상법에서 회사편 부분을 독립시킨 '전경련 모범회사법'을 7일 제안했다.

전경련은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국 회사법제를 검토해 모범회사법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함으로써, 우리 기업이 해외 경쟁기업들에 비해 법·제도적으로 역차별이나 불이익을 받는 문제를 해소하는데 주력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경제계는 1962년 상법이 제정될 당시 우리 경제규모가 1인당 GDP가 100달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우리 경제가 2021년 기준 무역규모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 된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 변화에 새롭게 맞춰 전경련 모범회사법을 새롭게 제정하는 방식으로 연구에 착수한 바 있다.

'전경련 모범회사법' 제정 작업에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최준선 명예교수, 연세대학교 심영 교수, 건국대 최병규 교수, 선문대 곽관훈 교수, 고려대 강영기 교수 등 학계 상법 권위자 5명이 참여했다. 지난 4월 TF 킥오프 미팅 및 연구회를 통해 모범회사법에 담아야 할 주요 이슈들을 선정했고 6월 공개 세미나를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세부 조문 작성과 해외 입법례 검토 등을 거쳐 총 7편, 678개 조문으로 구성된 모범회사법을 완성했다. 

'전경련 모범회사법'은 현행 상법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와 괴리가 큰 제도를 개선, 경영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원칙 하에 작업을 진행했다.

우선 기업이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종류를 외국 수준에 맞게 늘려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이 이루어질 수 있게 했고 경영권 방어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회사가 주주나 제3자에게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을 부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회사 필요에 따라 다양한 종류주식 발행(예: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여 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도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상법은 감사·감사위원을 선임하거나 집중투표 배제 여부에 대한 투표에서 주주들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 유례가 없는 것으로 우리 기업들이 자유롭게 지배구조를 구성하는데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해외 투기세력들이 경영권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폐지했다.

또한 이사가 의사결정과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서 충분한 정보를 근거로 의사결정을 하고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업무 수행을 한 경우에는 회사 및 제3자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도록 하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신설했다.

전경련은 "미국의 경우 델라웨어회사법과 대부분의 주 회사법에서 차등의결권주식을 허용하며, 일본도 다양한 종류주식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며 "또한 경영판단의 원칙을 판례로 인정하고 독일도 경영판단의 원칙을 회사법에 도입, 이사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2020년 상법개정으로 도입된 다중대표소송(제406조의2)이 투기자본들에게 악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이를 일본의 다중대표소송 수준으로 수정했다. 현재 우리나라 다중대표소송은 지분 50% 이상 모자회사 관계에서, 모회사 주주(비상장 1%, 상장 0.5% 주식 6개월 보유)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이를 100% 완전모자회사 관계에서 모회사 주식 1%를 6개월 이상 보유하는 것으로 강화한 것이다. 

전경련 기업정책실 유환익 실장은 “전경련 모범회사법에 제안된 많은 제도들과 개선안들은 모두 글로벌 스탠다드에 바탕을 둔 것이며, 학계 및 기업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이론적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면서 “향후 차기정부 국정과제 수립시 기업의 투자와 신산업 진출을 활성화시키는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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