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1.01 07:40

토스뱅크, 신규 대출 재개…금리 인상 '예정된 이벤트'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새해가 되면서 은행 대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수요자는 주말이 끝나면 우선 은행 창구부터 찾아가자. 올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아예 대출을 중단해야 했던 은행권이 대출 재개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연간 단위로 설정되는 은행별 대출 총량 목표치가 1월 1일자로 리셋됐다. 지난해 한도 제한에 걸려 대출을 중단했던 은행이 다시 대출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는 소리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관리했던 은행권에서는 우대금리를 일부 복원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3일부터 10개 신용대출 상품과 4개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올린다. 우대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NH농협은행도 신규 주담대 판매를 정상화한다. 11월에 최대 2000만원으로 낮췄던 신용대출 한도는 1억원으로 확대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2월 20일부터 주담대 상품인 퍼스트홈론의 사전신청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중순 지점별 대출 한도 관리를 해제했고 하나은행은 11월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과 아파트론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출범 9일 만에 한도 소진으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던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1일 신규 대출을 재개한다. 최저 금리는 연 3.33%, 최고 한도는 2억7000만원이다. 카카오뱅크는 연초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길이 열리지만 문은 좁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태도는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강화기조가 이어졌다. 

DSR은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의 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말한다. 연간 총부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1억원을 벌어 4000만원을 대출 변제에 사용한다면 DSR은 40%가 된다. 

이 때 부채는 주담대을 비롯해 신용대출, 카드론, 자동차 할부 등 모든 대출의 이자와 원금 상환액을 더해 계산한다. 다만 서민 취약차주 대상 정책자금대출, 긴급자금 마련 목적의 3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 등은 DSR 산정시 제외한다. 

올해부터 DSR 규제가 강화된다. 1월부터 차주의 기존대출과 신규대출 신청분을 합산해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때 DSR 40% 규제를 적용한다. 7월부터는 1억원으로 축소된다. 쉽게 말해 빌릴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제2금융권의 DSR 기준도 강화된다. 차주단위 DSR의 경우 제2금융권 기준이 60%에서 50%로 하향되고 DSR 계산시 적용되는 만기는 대출별 '평균만기'로 축소된다. 

여기에 올해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4% 초반 수준으로 관리하게 되는 것도 대출 문턱을 높이는 요소이다. 지난달 금감원은 주요 은행에 내년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올해보다 4.5% 증가한 수준으로 정할 것을 요구했다.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내년 대출 증가 목표율이 4% 초반으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은 4% 중후반으로 각각 확정됐다. 

대출한도가 풀렸지만 금리는 부담이다. 올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두 번 인상되면서 현재 기준금리는 1.00%까지 올랐다. 코로나 발생 전인 2020년 초 1.25%였던 기준금리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같은 해 5월 0.50%까지 낮아졌지만 내년에는 1%로 출발하게 된다.

여기에 당장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짐에 따라 향후 금리 인상은 예정된 이벤트에 가깝다. 이미 11월 은행의 신규 주담대금리는 3.51%로 7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9월 3.01%로 3%대로 올라선 주담대 금리는 10월과 11월 0.25%포인트씩 총 0.50%포인트 급등했다.

은행권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6개월째 상승 중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55%로 지난달 대비 0.26%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0년 코픽스 공시가 시작된 뒤 최대 상승폭이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대출을 받을 때 변동금리보다는 가급적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는 신용상태가 개선된 소비자는 누구든 금리인하를 신청할 수 있도록 신청요건을 확대하고 대상 차주에게 매년 2회씩 금리인하요구 관련사항을 문자 등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12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은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은 최대한 열어두기로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소득층, 영세 자영업자와 같은 취약계층의 피해 경로와 지원 수요를 세심히 고려해 서민금융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내년도 금융권 가계부채 총량관리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충분한 한도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인터넷은행 등을 적극 활용한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도 확대되도록 지속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결혼·장례·수술 등 실수요에 대해서는 신용대출 연소득 1배 대출제한 규제의 예외로 허용한다.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결혼, 장례·상속세, 출산, 수술·입원 등 실수요자 요건에 해당하는 차주에게 연소득을 초과하는 대출한도를 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특별한도는 연소득의 0.5배 이내로 가능하며 자금용도를 감안해 최대 1억원 이내로 운용하게 된다.

전세대출 보증범위는 확대된다. 금리와 보증료가 저렴한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대출 이용이 가능한 전세금 한도가 수도권은 5억원에서 7억원으로, 지방은 3억원에서 5억원으로 각각 상향된다. 정책모기지 중도상환수수료도 인하한다. 보금자리론 중도상환수수료 70% 감면 기한이 올해 6개월말까지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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