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5.17 14:40

세계 최고 車디자이너 영입 '드림팀'가동...미래차, 럭셔리브랜드 동시 육성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19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의선부회장과 척 로빈스(오른쪽)시스코 CEO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호 협력을 통해 커넥티드 카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소리없이 추진해 온 혁신의 얼개가 하나 둘 맞춰지고 있다. 혁신의 대상은 사람이고, 목표는 디자인과 신기술을 조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몇 년새 잇따라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영입에 성공했다. 출신 업체별로 보면 전 세계 내로라하는 업계의 디자이너들로 ‘드림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 1월 ▲미국에 접히는 자동차 기술을 특허출원했고, 지난 11일에는 현대차공식 블로그를 통해 ▲‘웨어러블 로봇’을 소개하기도 했다. 상시적인 내부 감사 시스템을통해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실적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방만한 경영에 대한 대비는 기업의 불가피한 선택이다.

정의선 “경쟁력, 핵심은 디자인”

현대‧기아차에 대한 위기론은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다. 핵심은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신흥국시장의 경기둔화 등이다. 비관론만 짚어보면 현대‧기아차는 10년안에 문을 닫을 것처럼 여겨진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비관론에 세계적인 ‘디자이너 영입’으로 응수하고 있다.

이상엽 신임 현대차 상무

현대차는 한국인 출신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이자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을 디자인한 이상엽씨를 디자인센터 상무로 영입한다. 홍대조소학과 졸업 후 미국에서 공부한 그는 이미 GM‧폭스바겐그룹을 거쳐 현재 벤틀리 외장 및 선행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으며 오는 6월부터 현대차 그룹에 합류예정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람보르기니 디자이너를 거친 루커 동커볼케를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로 영입하는 등 이미 디자인센터에 세계적인 디자이너 5명이 근무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새로운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한 뒤 글로벌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업계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디자인이 핵심경쟁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 상무를 영입하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평소 “이제 자동차 경쟁력의 핵심은 디자인”이라고 강조하면서 직접 이 상무 영입을 주도했다.

기승전 ‘미래차’

현대차는 미래 전략은 크게 ▲미래핵심기술확보 ▲브랜드파워제고 ▲미래성장동력확보 ▲인재육성으로 거미줄 치듯 분화된다. 이를 위한 재원도 마련됐다. 그동안 쌓아온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지난2015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4개년동안 시설투자에 49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31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자료=현대차>

미래차는 크게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로 구분된다. 친환경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하이브리드 등이고 자율주행은 현재 개발단계인데, 2018년 독일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현대차는 아이오닉 전기차 모델을 공개한 데 이어 기아차 역시 니로 하이브리드에 이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전기차도 개발 중에 있다.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과 니로를 앞세워 2020년까지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2위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제주 전기차엑스포를 통해 공개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을 움직여 주행하는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차다. 1회 충전기준 180km까지 주행할 수 있고 급속 충전시 24분(100kW 급속충전기 기준), 완속 충전시 4시간25분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자율주행차
세계 완성차업체들은 미래차의 종착점을 자율주행차에 놓고 가속폐달을 밟고 있다. 독일과 미국이 앞서 있고 한국의 현대차그룹이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자동차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과정을 4단계로 보았을 때 현재 독일이 3단계 정도의 수준에 와있고 한국의 현대‧기아차가 2단계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무선클라우딩시스템을 통한 위치추적 네트워크시스템<자료제공=현대차>

마지막 4단계 진입을 위한 필수요건은 위성위치추적장치(GPS)를 기반으로한 무선클라우딩 시스템 확보에 있다. 목적지까지 경로파악뿐만 아니라 주행시 주변 환경과 지형지물을 실시간 파악하는 시스템이 무인 주행에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독일이나 미국은 정부지원아래 업체간 협업 시스템을 도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시스코와 협업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4월 척 로빈스(Chuck Robbins)시스코 CEO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 자율주행차 개발 관련, 차량네트워크시스템을 양사가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각 부문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제네시스‘No', 제네시스의 현대차 ’Yes'

지난해 현대차는 새 브랜드를 론칭했다. 제네시스는 세계 시장 전략 브랜드라고 하는 것이 적확한 표현이다. 도요타와 렉서스처럼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될 ‘제네시스’는 오는 2020년까지 6개 차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출시된 ‘EQ900’이후 ▲중형 ▲대형▲중형SUV▲대형SUV차량이 잇따라 출시된다.

오는 6월2일 개막되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제네시스의 EQ900이후 모델 ‘G80’이 공개된다.

‘G80’은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나 BMW 3시리즈와 경쟁차종으로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에서 피터제랄드 전략담당 전무는 직접 G80을 소개하면서 제네시스의 미래 청사진을 소개할 예정이다.

웨어러블 로봇과 접히는 자동차

현대차그룹이 지난 11일 공개한 ‘웨어러블 로봇’은 ‘왜 자동차업체에서 로봇?’이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로봇역시 미래의 이동수단이라는 개념으로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생산시설에서 사용될 뿐만아니라 군대나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이동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지난 1월 미국에 특허출원한 접히는 자동차는 주차공간이 부족한 대도시 생활을 고려할 때 미래 어느지점에서는 유용한 기술로 상용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네바퀴 자동차에서 벗어난 신개념 이동수단과 생활 필수품으로써 자동차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현대차의 도전은 향후 100년을 위한 도전”이라고 자평했다.

현대차가 지난1월 미국에 특허출원한 '접히는 자동차' 개념도 <사진제공=현대차>

상시 구조조정 병행

최근 현대차그룹은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미래 전략 실현을 위해 내부 단속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구조조정은 그룹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 뿐만아니라 전 계열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정년보장 트랙으로 꼽히던 연구소에도 구조조정 바람은 불고 있다. 최근 그룹 소속 연구소에서 부장급 직원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인사고과와 연구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퇴사로 이어진다.

지난해 1929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현대로템도 최근 과장급 이상 관리직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현대제철과 현대위아 등으로 구조조정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현대차그룹 100년을 내다보며 미래에 투자를 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은 어쩔수 없는 조치”라며 “명확한 원칙을 가지고 구조조정은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쟁시대에 구조조정을 주저하다 기회를 놓치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산업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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