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2.02.23 14:38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유전자 가위로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환자 맞춤형 암 치료법 '신델라' 개발

연구진은암 특이적 삽입/결실(InDel)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제작했다. 이를 암세포와 정상세포에 투입해 암세포 돌연변이의 DNA 이중 나선을 잘라냄으로써 암세포만을 사멸시키는 데 성공했다. (사진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정상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의 길이 국내 연구에 의해 열렸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부작용 없이 모든 종류의 암에 적용할 수 있는 암 치료법 ‘신델라(CINDELA)’를 개발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방사선, 화학 항암제를 사용하는 기존 항암치료는 탈모·설사 등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한다.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의 DNA 이중나선까지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신델라 기술은 CRISPR-Cas9 유전자 가위로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돌연변이의 DNA 이중나선을 골라 잘라냄으로써 정상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사멸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단백질 효소)를 이용해 DNA 이중나선을 절단하면, 방사선이나 화학 항암제를 통한 물리·화학적 DNA 이중나선 절단과 유사하게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정상세포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여러 암 세포주(유방암, 결장암, 백혈병, 교모세포종) 고유의 '삽입/결손(InDel)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이를 표적으로 하는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제작해 마우스 실험에 적용함으로써 정상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신델라 기술로 InDel 돌연변이의 DNA 이중나선을 많이 절단할수록 암세포 사멸 효과가 컸다. 나아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음도 증명했다.

명경재 단장은 "부작용 없고 모든 암에 적용 가능한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며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100년 전통의 세계적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지난 22일 자 5시(한국시간) 게재됐다.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DNA 복구 과정을 완전히 규명해 암과 노화와 인류 진화의 비밀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여러가지 DNA 복구 과정들을 세부적 분자적 수준에서 연구하고, 이 과정을 제어할수 있는 화학 물질들을 이용해 조절하는 방법을 개발해 내는 연구를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동물모델을 이용해 탐색하고 있다. 유전자 녹아웃 스크리닝을 통한 유전자 기능 연구, 인간 줄기세포에 유전체 교정 기법 도입, 세포 은행 구축, 유전자 교정에 의한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도 연구 중이다. 

명경재(오른쪽 위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단장, 조승우 교수, 권태준 교수, 이소영 학생연구원, 라재선 연구기술원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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