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5.19 14:34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으면 수많은 배너와 팝업 광고 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로는 기사를 제대로 읽을 수 없을 정도로 광고가 많아 독자를 괴롭히기도 한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른바 ‘애드 블록(Ad-Block)’, 즉 광고차단 소프트웨어가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홈페이지 상에 나타나는 각종 광고를 알아서 없애주는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와 페이지페어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약 2억명의 인터넷 이용자가 애드 블록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은 69만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애드블록이 독자에게는 편의를 제공하는 반면, 언론사에게는 수익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유료 독자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국 수입을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광고를 차단하게 되면 언론사의 수입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유명 언론사들이 독자들에게 애드블록을 해제해줄 것을 직접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인터넷 홈페이지상에 나와있는 애드블록 해제 호소문

미국의 유명 시사잡지 타임지는 메인 홈페이지 왼쪽에 애드 블록을 해제해달라는 내용의 베너 광고를 자체적으로 띄웠다. 배너를 누르면 홈페이지 화면이 갑자기 깨지면서 “타임지 독자 여러분, 애드 블록을 사용하게 되면 우리는 더 이상 양질의 언론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애드 블록을 켠 상태에서 포브스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이 같은 화면이 뜬다. 애드블록을 해제하지 않으면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다는 내용.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아예 홈페이지 입장 자체를 막고 있다. “포브스 홈페이지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애드 블록을 꺼야 한다”는 문구가 뜨고, 애드블록을 해제하지 않으면 별도로 회원가입을 해서 로그인을 해야만 기사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애드 블록이 언론사의 경영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전문가들은 “독자가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광고를 싣는 언론사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애드블록 플러스, 페이지 페어 등 대표적인 애드블록 업체들 역시 이 같은 애드블록 프로그램의 부작용을 의식해 “어셉터블 애즈 메니페스토(Acceptable Ads Manifesto; 수용할만한 광고 선언)”을 채택, 인터넷 사용자들과 업체가 실천에 옮길 것을 요구한 바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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