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5.20 09:33
전후 이탈리아 자유주의 흐름을 이끌었던 정치인 마르코 판넬라가 19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1950년대 이탈리아 급진 정당의 창시자 중 한 명인 그는 낙태와 이혼 합법화 등 민권 운동을 주도하며 가톨릭 중심의 보수적 이탈리아 사회를 변혁하는 데 앞장섰다.

카리스마 있는 말솜씨뿐만 아니라 단식 투쟁도 마다않는 행동가로도 유명했던 그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권 운동을 지휘한 마틴 루터 킹 등 반체제 인사들과 두터운 교분을 나눈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그는 가톨릭을 대놓고 반대하면서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깝게 지내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판넬라가 감옥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을 벌일 때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류하기도 하고, 그의 최근 생일에는 자신이 쓴 책을 직접 보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부고 소식에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그는 진정한 자유의 사자였다"며 추모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판넬라는 우리와 의견이 일치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고귀한 이상을 위해 전면적으로 헌신한 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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