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5.22 14:45

전세난에 지친 실 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면서 이달 들어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이 1만건을 돌파, 연중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초 대출 규제 강화로 침체가 예상됐던 서울 주택시장이 최근 강남권 재거축 아파트발 훈풍, 전세난 속에서 연립·다세대주택 등을 구매하는 실수요자 증가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면서 20일 현재 5월 서울지역 주택거래량은 총 1만1741건을 기록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587건이 거래된 것으로, 올들어 월별 최대였던 지난 4월의 일평균 525.4건(총 1만5762건)에 비해 11.7%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경우 이달 최종 매매량은 1만 8000건을 넘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월별 주택 거래량이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5월(2만 1012건)보다는 적지만 5월 거래량으론 역대 세 번째에 해당한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20일 현재 일평균 330.2건이 거래돼 지난달(285.7건)에 비해 신고건수가 15.6% 증가했다.

지난 2월부터 서울·수도권에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의 매매 전환과 강남권 재건축 등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강남권 재건축 강세로 인해 인근 일반 아파트 매매가 늘고 있다. 연초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를 시작으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프레스티지 등 재건축 아파느의 일반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음에도 완판되자 인근 다른 재건축 단지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강남구 아파트의 5월 하루 평균 거래량은 25.3건으로 지난달(18.7건)에 비해 35%나 늘었다. 특히 서초구는 34%(12건→16건), 송파구는 42%(15.7건→22.3건)나 증가했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서울을 떠날 수 없는 실수요층이 값이 저렴한 연립·다세대 구입에 나서는 것도 주택거래 매매를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달 서울 연립·다세대 하루 평균 매매량은 188.3건으로 전년 동월(191.1건)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최소화하면서 가진 전세 보증금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지방의 경우 여신심사 강화 조치 확대 시행, 입주물량 증가, 조선 구조조정 등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는 데 비해 서울의 주택 거래 증가세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난으로 인한 매매 전환,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고분양가 성공에 힘입은 인근 집값 상승 등으로 서울 주택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서울·수도권과 지방은 당분간 주택시장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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