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5.23 16:46
2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 주이석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베트남 방문 일정을 시작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베트남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 조치 해제를 선언했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베트남을 방문한 오바마는 이날 하노이 대통령궁에서 쩐 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종전 후 40여년간 지속된 베트남에 대한 무기수출금지를 완전히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75년 베트남 전쟁이 종식된 후 1984년 베트남 공산당의 인권 문제를 우려해 베트남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했다. 이후 지난 2014년 해양안보에 관련한 일부 살상무기에 한해 부분적으로 금수조치를 풀었지만 첨단장비에 대한 판매는 금지해왔다. 그러나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베트남 정부는 미국에 완전한 해제를 요구해왔으며 미국이 베트남을 중국의 패권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면서 이번에 완전한 해제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무기 수출 전면 해제는 미국과 전쟁을 치른 적대국가인 베트남과의 관계 정상화 및 냉전의 유물을 청산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은 이제 신뢰와 협력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과 베트남은 군사적으로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양국 정상은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조기 비준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일본, 베트남 등 12개국이 지난 2월 TPP에 공식 서명하고 국가별 비준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오는 7월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정치권 반발로 조기 비준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베트남이 먼저 비준을 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여론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이 베트남전 때 살포한 고엽제 피해를 줄이고 불발탄을 제거하기 위한 지원 의사도 밝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 응우옌 쑤언 푹 총리,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을 차례로 만나 양국간 경제-안보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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