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5.24 12:52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으로 하향조정했다. 올해는 2.6%, 내년은 2.7%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어 앞으로 성장세가 추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KDI는 24일 공개한 '2016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3.0%에서 2.6%로 0.4%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정부 예상치인 3.1% 성장률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은행 등에 이어 KDI까지 2%대 중반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 것으로 앞으로 정부의 전망치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KDI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2.7%로 전분기(3.1%) 보다 하락하면서 경기 전반이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분기 3.0%, 3분기 2.4%, 4분기 2.2%로 예상하는 등 상고 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과 해운 등의 구조조정으로 제조업이 부진을 지속하는데다 서비스업 증가세도 점차 완만해지고 있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내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개선세가 약화되고 있지만 추가 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KDI가 꼽은 가장 큰 위협요인은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문제다. 

KDI는 "대내적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거나 대규모 실업이 발생, 부정적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추가적인 위축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외적으로도 위협요인이 산재한 상황이다. KDI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수준을 하회하거나 중국의 급격한 구조조정,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기 급락 등이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세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KDI는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성장잠재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기업구조조정은 책임주의에 입각한 손실부담과 최소 비용이라는 원칙 아래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은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안착할 수 있도록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금융정책은 집단대출 등 가계대출 규제의 사각지대를 축소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부적으로 KDI는 올해 총수출은 전년 대비 1.0%, 총수입은 2.0% 증가해 지난해(총수출 0.8%, 총수입 2.0%)에 이어 낮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103억달러로 전년(1059억달러)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7%에서 올해 1.1%, 내년 1.7%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실업률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점차 감소하고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취업자수 증가폭마저 축소돼 올해 실업률은 전년(3.6%) 보다 상승한 3.8%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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