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5.24 16:53

국가계약법상 유효경쟁 성립 불가...당분간 매각 진행 않을 수도

KDB산업은행의 금융자회사인 산은캐피탈 재매각이 또 유찰됐다. 이로써 산업은행의 유동성 확보와 자회사 매각에 제동이 걸렸다.

24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오까지 진행된 산은캐피탈의 산업은행 소유 지분 99.9% 재매각 본입찰에 옛 명성그룹의 가족기업으로 알려진 '태양의도시'만이 참여했다. 당초 숏리스트(적격 후보자)에 올랐던 글로벌 PEF(사모펀드) 칼라일과 SK증권 산하 SK PE(프라이빗 에퀴티)는 손을 뗐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3곳 중 단 1곳만 본입찰에 참가하면서 산은캐피탈 매각 작업은 또 한번 유찰됐다. 산업은행의 금융자회사 매각은 국가계약법(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2곳 이상이 입찰해 유효경쟁 구도를 이뤄야 한다. 산업은행은 현 시점에서는 산은캐피탈의 매물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어 당분간 재매각은 어려울 전망이다.

산은캐피탈의 장부가는 6000억원이며, 자산가치는 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장부가 이상을 희망 매각가로 제시해왔는데 산은이 고집한 높은 장부가가 매각에 걸림돌이 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IB업계는 캐피탈 산업의 성장성이 불투명한 것으로 인수업체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수 후 되팔아 차익을 남겨야 하는 PEF들이 인수를 포기하는 이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당분간 산은캐피탈 매각 작업을 미룬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은캐피탈의 매물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고 재매각을 당분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승인이 있어야겠지만 산은캐피탈 매각 자체를 아예 포기하고 노선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두 차례의 매각 실패로 산은은 새로운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시장에서 매각이 2~3회 불발될 경우 사실상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며 "이런 경우 매각을 보류하고 새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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