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8.12 15:03

자율주행 벤처 '포티투닷' 4276억에 인수…'글로벌 SW 센터' 국내 설립도 추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보도 발표회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연단에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보도 발표회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연단에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과 국내에 연구개발 거점을 신설한다. 더불어 핵심 인재 양성 및 영입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다.

12일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인공지능(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에선 미래차 소프트웨어(SW)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SW 센터’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사는 로봇 AI 연구소에 총 4억2400만달러(약 5516억원)를 출자한다. 또한 2016년 그룹이 인수한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로봇 AI 연구소에 소수 지분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래 AI 역량 확보…美 보스턴에 로봇 AI 연구소 설립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비롯한 다양한 미래 신사업과 직간접적인 연계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고도의 AI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로봇 AI 연구소의 법인명은 ‘보스턴다이내믹스 AI 인스티튜트(Boston Dynamics AI Institute)’로 검토 중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창업자이자 전 회장인 마크 레이버트가 최고경영자(CEO) 겸 연구소장을 맡아 우수 인재를 조속히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20년 444억달러 수준의 세계 로봇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2%를 달성해 1772억 달러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AI 연구소는 로보틱스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로봇 기술의 범용성을 극대화하는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로봇 AI 연구소는 차세대 로봇의 근간이 될 기반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운동지능, 인지지능 등의 로봇 기술력을 지속 발전시키는 동시에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하고, 그 유효성을 검증해 로봇 제어에 적용한다.

로봇 AI 연구소는 또한 로봇 기술의 범용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AI 모델도 연구개발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로봇 AI 플랫폼을 판매하는 자체 수익화 모델도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로봇 AI 연구소는 우수 연구 인력 유치, 다양한 산학연 주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업도 추진한다. 로봇 AI 연구소가 설립되는 보스턴 케임브리지 지역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하버드대학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과 연구기관, 글로벌 주요 테크기업이 다수 위치한 곳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 AI 연구소는 로봇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 기술이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며 “미래 신사업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AI 신기술 연구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포티투닷의 자율주행차와 운송플랫폼 서비스
포티투닷의 자율주행차와 운송플랫폼 서비스 TAP. (사진제공=포티투닷)

◆'SDV' 개발체계 조기 전환…글로벌 SW센터 설립해 역량 확보

현대차그룹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주행 성능을 비롯해 각종 기능, 품질을 규정한다는 뜻) 개발 체계 조기 전환 및 SW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소프트웨어 역량 개발을 주도할 ‘글로벌 SW 센터’를 국내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SW 센터 구축의 일환으로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746억원, 1530억원을 투자, 총 4276억원에 포티투닷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기준 포티투닷의 지분 20.4%를 보유했던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인수를 통해 93.2%(현대차 55.9%·기아 37.3%)를 보유하게 됐다.

포티투닷은 포티투닷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의 송창현 대표가 2019년 설립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및 모빌리티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SW 센터 구축을 통해 그룹 내 역량을 신속하게 결집,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SW 센터는 내부 인재 양성을 강화하는 것에 더해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 영입 및 대외 협력을 추진, SDV 개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SW 센터는 기존 개발 체계에 의존하지 않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과감한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조속히 확보해 SDV 개발 체계의 조기 정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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