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9.22 13:59

윤 대통령 '미 의회·바이든 향해 비속어 사용' 영상에 잡혀…성일종 "문 정부 때 우리 언론인이 중국 공안에 두들겨 맞은 게 외교 참사"

박홍근(왼쪽 두 번째)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박홍근(왼쪽 두 번째)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 대해 비속어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민주당은 이를 '대형 외교사고'로 규정하면서 외교라인의 전면적 교체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21일(미 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 에 참석,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간 환담을 나눈 이후 박진 외교부장관과 함께 회의장을 나서면서 "미국 의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고 말했다. 이 모습이 TV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내용이 보도되면서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정상을 향해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논란이 시작됐다. 

이와 관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형 외교사고이자 국격 실추"라고 질타했다. 

박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환담'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빈손 외교·비굴 외교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워졌다. 회의 자리에서의 바이든 대통령과 나눈 48초 짧은 대화가 정상회담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또한 "그게 전부라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과 국내 바이오산업 업계에 대한 미국 진출 압력 등 중한 경제 현안은 하나도 풀어내지 못한 것이라서 참으로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실추됐다"며 "윤 대통령이 회의장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 대형 외교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사전대응, 사후조율도 못하는 실무 외교라인의 무능도 모자라서 대통령 스스로 품격만 깎아 내렸다"며 "정상외교의 목적도, 전략도, 성과도 전무한 외교참사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외교라인의 전면적 교체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맹공을 가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막말 외교 사고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야당에서 제대로 따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또 "영상을 확인하면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윤 대통령이 자당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서도 '이XX, 저XX' 이렇게 지칭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대통령의 욕설 입버릇이 영상에 담기며 정상 외교 자리에서의 국격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런 가운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비록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외교성과에 대해서도 야당 입장에서 비판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도 최소한의 품격과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 대해) 외교 참사라 공격하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혼밥'하고 우리 언론인이 공안에 두들겨 맞았던 일이 진정한 외교 참사였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드린다"고 피력했다.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이 과거 말레이시아에 가서 말레이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말하는 엄청난 실수를 해서 난리가 났었다. 그런데 당시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말레이시아에서 아무 말 안 하고 있는데 왜 그걸 문제 삼냐'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본인들이 과거에 어떻게 했는지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공격을 위한 공격, 트집을 위한 트집을 잡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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