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석기자
  • 입력 2016.06.20 09:00

[뉴스웍스=이상석기자]이탈리아에서 로마시가 형성된 이후 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 탄생을 눈앞에 뒀다.

이탈리아 제1 야당 오성운동(M5S) 진영으로 로마 시장에 출마한 비르지니아  라지(37) 후보는 19일 밤 11시(현지시간) 주요 도시 수장을 결정짓는 지방선거 결선투표 마감직후 발표된 출구 조사에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성운동은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깨끗한 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좌파와 우파라는 기존 정당 체계를 부정하며 2009년 창설한 정당이다. 오성(五星)은 물, 교통, 개발, 인터넷 접근성, 환경 등 정당의 5가지 주 관심사를 뜻한다.

공영방송 RAI뉴스의 로마 시장 결선투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라지 후보는 64∼68%의 득표율을 보여 32∼36%를 얻은 집권 민주당의 로베르토 자케티 후보를 거의 2배 차로 앞섰다.

라지 후보는 2주 전 치러진 1차 투표에서도 총 투표의 35% 이상을 얻어 집권 민주당의 로베르토 자케티 후보를 득표율에서 10%포인트 이상의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려 이변이 없는 한 결선투표에서도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로마는 도시가 처음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2500년 전 이래 처음으로 여성 수장을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로마에는 집정관부터 황제, 교황,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민선 시장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수장이 거쳐갔지만 이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여성에다 나이도 30대에 불과한 라지 후보가 시장으로 선택을 받은 것은 그만큼 로마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마는 2014년 말 불거진 마피아와 시청 공무원의 결탁 의혹 속에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환멸이 극에 달해 기존 좌파와 우파 정당의 범주에 묶이지 않는 신생정당 오성운동 진영의 라지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라지는 선거 운동 막판에 공공 기관에 자문을 해주고 받은 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악재를 만나기도 했지만 이는 당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1,2위 후보 간에 득표율 1% 이내의 박빙 승부가 벌어진 밀라노 시장 선거 출구조사에서는 집권 민주당의 주세페 살라 전 밀라노엑스포 조직위원장이 중도우파 성향의 스테파노 파리시 후보를 근소하게 제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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