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6.20 17:39
브렉시트 반대론자였던 영국 노동당 조 콕스 하원의원이 지난 16일(현지시간)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영국 런던 교외의 한 성당 앞에서 콕스 의원의 영정앞에 시민들이 추모화환을 내려놓고 있다.<사진=YTN화면캡쳐>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국민투표를 3일 앞두고,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 가능성이 점차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는 영국이 브렉시트로 치뤄야할 경제적인 대가는 물론 지정학적인 측면에서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데이터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비슷한 예를 볼 때, 브렉시트 공포는 실제상황보다 부풀려졌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렉시트가 현실화 되더라도 신흥국시장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에 치명적인 영향이 단기간에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영국이 유로를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폐만큼은 독립적으로 파운드화를 고집해 온 영국인 만큼 환율이 요동 칠 수있겠지만, 브렉시트가 실현됐다고 해서 해외 자금을 빼서 화폐 교환을 해야할 입장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 남은 것은 브렉시트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영국의 정치적 혼란이다. 영국은 그동안 브렉시트를 놓고 너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했다. 심지어 촉망받던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을 총격사건으로 잃기까지 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사퇴압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브렉시트, ‘英연방’ 유지 장담 못해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가 합쳐진 연방국가다.

현재 유럽연합에는 영국과 스코틀랜드가 가입돼 있다.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영국의 탈퇴가 결정될 경우 스코틀랜드는 영국 연방에서 독립을 수면위로 끌어 올릴 명분이 생긴다.

스코틀랜드는 영국에 1707년 통합된 후, 크고 작은 독립운동과 내전을 거쳤다. 급기야 지난 2014년 9월 스코틀랜드에서는 독립여부를 묻는 투표까지 실시했으나, 반대 55%로 부결됐다.

결코 큰 표차이가 아니었고, 당시 독립을 열망했던 45%는 브렉시트 후 독립 논의를 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코틀랜드 지역에 3대 국제 원유 생산지역인 브렌트유가 생산된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한다면 북해산 브렌트유에 대한 소유권을 스코틀랜드가 차지할 수도 있다.

영국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영국 국민들 사이에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여론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브렉시트, 영국도 경제적 부담 감수해야

유럽연합이 발족된 1993년이후, 가입하려고 대기 중인 국가는 있어도 기존 국가가 탈퇴하는 예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히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연합이 그리스 퇴출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주요 가입국이 자발적으로 떠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여러 추측은 있을 수 있지만 브렉시트의 경제적 효과를 예측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연합은 영국의 GDP규모와 그동안 유럽연합과 상호간 투자, 교역규모, 취업 등을 토대로 경제적 효과를 예상할 뿐이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 발생시, 지금부터 15년 후인 2031년께 영국의 GDP는 3.8~7.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GDP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이 탈퇴할 경우, 유럽연합의 GDP감소도 불가피 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전 세계 투자자금 대부분이 안전자산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렉시트, 공포의 대상인가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란은행(BOE)이 추가 금리인하 혹은 양적완화 재개와 같은 부양책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며 “ECB 역시 경제적 충격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실시하는 등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 완화 장치가 동시에 가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입장에서도 브렉시트로 인한 세계 경제 피해가 확산돼서 좋을 것이 없다는 논리다.

그는 이어 “주가 역시 브렉시트 리스크를 선방영 중”이라며 “이 달들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거래소의 대표지수인 FTSE100은 전월말 대비 4.2% 하락했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주가역시 이미 6~8% 수준의 주가 조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의 공포는 이미 주요 증시 지수에 선반영됐다. 따라서 브렉시트가 가시화 되더라도 주식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브렉시트 가능성은

영국내 여론조사 결과, 브렉시트 찬성율은 50%를 넘어섰다. 하지만 영국의 유명 도박사들은 브렉시트 확률이 여전히 40%를 밑돌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론조사와 달리 도박사들은 브리메인(Bremain,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왜 도박사들은 브리메인을 예상할까.

도박사들은 ‘부동층’에 또 다른 베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현재 10%초반대로 집계되는 부동층이 브렉시트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캐나다 퀘벡주의 독립투표와 지난 14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 당시에도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측이 앞섰으나 투표결과는 부동층의 표심으로 부결된바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도박사들이 늘 맞는 것은 아니지만 박빙의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브렉시트 가능성을 속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일련의 금융시장 불안이 브렉시트 투표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여론 조사와 도박사들의 예측 중 어느쪽의 예상이 적중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까워질수록 ‘브리메인’쪽에 무게를 두는 전 세계 투자전문가들의 의견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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