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연
  • 입력 2016.06.27 15:15

이재용식 컬처혁신...스타트업의 신속·수평적·창의적 문화로 체질 개선

 

[뉴스웍스=이동연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3월부터 기존 직급 단계를 단순화하고 임직원간 호칭은 ‘○○○님’으로 통일하며 회의나 보고문화를 개선한다.

삼성전자는 27일 '경력개발 단계' 도입을 통해 직급 체계를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 수평적 호칭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편안을 27일 발표했다.

기존의 부장, 과장, 사원 등 수직적 직급 개념은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경력개발 단계로 전환되며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직급 단계는 4단계(CL1∼CL4)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임직원 간 공통적인 호칭은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소통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님'을 사용하기로 했다. 단 부서 내에서는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또는 영어 이름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부른다.

회의·보고 문화도 개선하기로 했다.

회의는 꼭 필요한 인원만으로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시간은 1시간 이내로 하며 참석자 전원이 발언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결론을 도출해 이를 준수하는 문화를 ‘권장사항’으로 정해 확산해갈 방침이다. 또 보고는 직급을 순차적으로 거치지 않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면서 간결하게 핵심 내용만 전달하도록 할 계획이다.

불필요한 잔업과 특근도 근절하기로 했다. 상급자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특근은 없애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계획형 휴가도 정착시켜 직원들이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자유롭게 수립하는 문화를 조성할 예정이다.

올 여름부터는 임직원 편의를 위해 반바지도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업무의 자유로움과 창의성을 상승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스타트업(Startup)의 빠른 실행력과 소통 문화를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컬처혁신'을 선포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3대 컬처혁신 전략으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 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등을 제시했다.

새롭게 확정된 인사 제도는 보수적인 기업문화에서 벗어나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처럼 개인의 창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기업체질을 개선해 돌파구를 찾고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의 사업재편 과정에서 핵심 키워드가 '변화'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중시하는 실용주의 경영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창의적,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직급 체계를 줄여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하고, 기존 연공주의 중심 인사제도를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역할' 중심의 인사 체계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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