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5.11.04 11:01

조양은, 김태촌 후계자 이어 원정도박 조폭까지…조폭 엄중관리대상 지정 관리

 

정치인·경제인 등을 수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서울구치소가 이번엔 '조폭 집합소'가 됐다. 조양은에 이어 김태촌 양아들로 불리는 인물, 최근 원정도박 조폭까지 검찰에 잇달아 구속되면서 구치소로 대거 수용됐기 때문이다.

4일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구치소에는 2013년 구속기소된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과 올해 4월 구속된 '서방파' 대부 김태촌의 양아들로 불리는 김모(42)씨와 후계자 나모(49)씨에 이어 최근 원정도박 사건으로 구속된 범서방파계 광주 송정리파 조직원들까지 수용돼 있다.

1975년 이후 '서방파'와 함께 국내 폭력조직을 양분했던 '양은이파' 두목 조씨는 서울구치소와 법원을 오가며 2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

조씨는 2013년 가짜 선불금 보증서 담보대출 사건으로 구속돼 최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지만, 채무자를 협박하고 폭행한 사건으로 추가 기소되면서 미결수 신분이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는 백발의 모습으로 무죄를 호소했다.

조양은과 맞수였던 '서방파' 김태촌의 양아들 김씨는 과거 '서방파'에서 행동대장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김씨는 사채로 우량 벤처기업을 인수해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올해 4월 구속기소됐다.

김태촌이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알려진 범서방파 고문 나씨는 6년 전 일어난 범서방파와 칠성파의 흉기 대치극을 주도한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나씨는 2000년 이후 조직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인물로 전해진다. 김태촌의 사망 후 사실상 두목 역할을 하며 조직을 관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광주 송정리파 조직원들도 최근 줄줄이 서울구치소에 들어왔다. 이모(39)씨 등이 화장품업체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에게 마카오 원정도박을 시켜준 혐의로 구속됐다.

이처럼 두목급·간부급 조폭들이 잇달아 수용되면서 서울구치소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이들 조폭 출신 수용자를 엄중 관리 대상자로 지정해서 관리하고, 전담 상담 인력을 배치해 주기적으로 살피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런 수용자들은 항상 관심 있게 주시한다"며 "세력화하는 움직임이 보이거나 위력을 과시하려 하면 분리하거나 아예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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