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3.20 09:24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금오공대의 제조기술로 개발한 황화실리콘. (사진제공=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금오공대의 제조기술로 개발한 황화실리콘. (사진제공=한국전기연구원)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하윤철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사팀과 박철민 금오공대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고체전해질용(아지로다이트 계열) 황화실리콘(SiS2) 저가 제조기술'을 발명했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니라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은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하지만 제조 공정과 양산화의 어려움, 높은 단가 등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전 세계적으로 연구개발(R&D)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윤철 박사팀이 주목한 소재는 황화실리콘이다.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에 황화실리콘을 첨가하면 이온 전도도와 수분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은 학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황과 실리콘의 합성 과정에서 높은 반응온도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황의 증기압이 너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해 황화실리콘의 제조를 위한 공정 난이도가 매우 높다. 이에 황화실리콘은 현재 가격이 20g당 170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KERI의 연구 성과는 황화실리콘 제조를 위한 최적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에 적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연구팀은 황과 실리콘의 배치를 최적화해 합성 조건을 확립하고, 800도의 높은 반응온도에서도 황의 기화에 따른 증기압을 버틸 수 있는 밀폐 환경을 구현했다. 결과물도 상용 제품의 품질과 대등했다. 연구팀은 만들어진 황화실리콘을 고체전해질 제조에 활용했고, 2배 이상의 높은 이온 전도도와 수분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정의 최적화로 과정은 단순화하고, 제조비 감소도 기대할 수 있는 결과다.

하윤철 KERI 박사는 "황의 증기압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많은 연구진이 고가의 원료를 사용하거나 특수 공정을 도입했는데, 이번 성과로 고체전해질용 황화실리콘을 저렴하고 쉽게 제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황화실리콘을 고체전해질을 넘어 액체전해질 기반의 리튬이온전지 음극 활물질 분야에도 적용해 유의미한 결과(충·방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층상구조 소멸 및 회복 현상 세계 최초 규명)를 얻었다. 이 같은 황화실리콘 관련 연구 결과는 에너지·연료 분야 세계적 논문인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화학 에이'의 표지논문으로 최근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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