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5.11.04 13:34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며 월급쟁이 10명중 3명 이상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규직과 비교해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이나 복지 등 근로여건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근로형태별 및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기준 임금근로자는 1,931만2,000명이며 이중 비정규직이 32.5%인 627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 규모는 1년전보다 19만4,000명 늘어나 3.2% 증가했다. 비정규직 비중도 2011년 34.2%에서 2012년 33.3%, 2013년 32.6% 로 꾸준히 감소하다 4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으며 특히 여성의 증가율이 눈에 띄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남성은 288만2,000명인 반면 여성은 339만명으로 50만명 이상 많았다. 여성의 비정규직 증가율은 1년전보다 13만8,000명이 늘어 4.3% 증가했다. 이는 남성의 증가율인 2.0%보다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비정규직이 134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60세 이상도 131만7,000명으로 각각 21.5%와 21%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60세 이상 비정규직이 11.1%(13만2,000명) 증가해 2년 연속 10%대 증가세를 보였다. 

근로형태별로는 한시적 근로자가 363만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는 223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20만4,000명(10.1%) 늘었다.  파견이나 용역을 포함하는 비전형근로자는 220만6,000명으로 9만4,000명(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서 일일근로 등 비전형 근로자로 옮겨간 점도 비정규직 규모가 증가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비정규직 규모는 늘고 있지만 근로 여건은 더 악화되고 있어 정규직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정규직의 임금이 10만원 가까이 오를 때 비정규직의 월급은 1만원 넘는 수준으로 찔끔 오르며 매달 받는 평균 임금의 차이가 122만9,000원에 달했다. 정규직의 평균임금이 269만6,000원으로 9만 2,000원(3.5%) 증가할 때 비정규직 근로자는 146만7,000원으로 1만4,000원(1.0%) 증가했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도 악화됐다. 정규직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률이 80%를 넘었지만 비정규직의 가입률은 오히려 더 떨어져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 비중은 국민연금 36.9%로 1.5% 줄었고, 건강보험은 43.8%로 0.9% 떨어졌다. 고용보험도 42.5%로 1.3% 줄었다. 

직무상의 교육이나 훈련 경험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더 벌어져 비정규직이 더 나은 조건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다리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직업능력 향상·개발을 위한 교육·훈련 경험이 있다'고 답한 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지난해 57.0%에서 올해 58.1%로 높아졌다. 반면 비정규직은 지난해 43.1%에서 올해 43.0%로 비율이 오히려 낮아졌다.

일자리 형태를 '자발적 사유'로 선택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49.3%로 지난해 8월보다 0.4%포인트 내려갔다. 비자발적 사유의 비율은 50.7%였고 구체적인 이유로는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75.5%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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