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5.17 15:23

증시 회복 기대감 따른 신규 고객 유입 '유도'

하나증권 사옥 전경. (사진=뉴스웍스DB)
하나증권 사옥 전경.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하나증권이 금융투자상품권 판매에 진출하면서 리테일 강화에 속도를 높인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로 증시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초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신규 고객 확보 방안 중 하나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전날 금융감독원에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통한 금융투자상품권 발행 및 판매'를 부수업무로 보고했다. 부수업무 개시 일자는 오는 23일이다.

금융투자상품권은 쿠폰처럼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등록한 후 주식, 펀드 등을 매수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하나증권은 아직 금융투자상품권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개시 일자가 이달 23일인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상품권은 지난 2020년 3월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2021년 KB증권이, 지난해에는 신한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도 출시했다. 가장 최근에는 유진투자증권이 금융투자상품권 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 증권사는 11번가, G마켓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오픈마켓)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각 증권사마다 구매 혜택은 다르지만 대부분 구매 금액에 더해 일정 금액을 추가로 증정했다.

가장 수혜를 본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증시 활황기에 뛰어들면서 '서학 개미'를 끌어모았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투자상품권 출시 이후 올해 3월 말까지 약 3년 동안 591만장을 판매했다. 판매 금액은 2775억원에 달한다.

하나증권의 금융투자상품권 판매 사업 진출은 증시 활황 분위기에 힘입어 리테일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2905억으로, 지난해 12월 6조6458억원 대비 약 2배 급증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웃돌았던 2021년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3조8143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 거래대금이 활황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최근에는 주가 조작 사태로 증시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분위기 속 증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DB금융투자는 하반기에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하나증권도 금융투자상품권을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금융투자상품권 판매 후 출시 4개월 만에 1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금융투자상품권은 기프티콘처럼 선물로 활용할 수 있어 새로운 비대면 고객 유입에도 도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은 금융투자상품권 판매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리테일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강성묵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강 대표를 하나증권 신임 대표로 내정하면서 투자은행(IB)에 편중된 하나증권의 업무 비중을 리테일과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했다. 강 대표는 기대에 상응하듯 취임 첫날부터 서초WM에 방문해 리테일 영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취임 초 조직 개편을 통해 자산관리(WM) 부문도 강화했다. 하나증권은 기존 디지털 본부를 WM그룹으로 변경해 온·오프라인의 유기적 결합을 위한 기능을 강화하고, 연금 등 손님 자산 관리 체계 구축을 통한 조직의 효율성도 제고했다. 하나증권은 강 대표 체제 아래 리테일 강화에 초점을 둔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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