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06.08 18:30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신세계 유니버스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신세계 유니버스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신세계그룹이 6개 계열사 혜택을 한데 모은 통합멤버십 서비스 ‘신세계 유니버스’를 8일 공개한 가운데, 국내 온라인 마켓을 주름잡고 있는 쿠팡과 네이버와의 멤버십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세계 유니버스 고객은 30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향후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을 이용하는 1000만명(일 방문객)을 신세계 유니버스로 유입시켜 멤버십 효과를 극대화할 구상이다.

유통가의 멤버십 경쟁은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이 성공을 거두면서 관련 업계의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2020년 600만명에서 2021년 900만명 등 가입자 수가 매년 100만명 이상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는 와우 멤버십 가격을 기존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지만, 가입자 수가 더 늘어나 쿠팡 성장세의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다.

와우 멤버십의 주요 특징은 익일배송 로켓배송과 신선식품 로켓프레시 무료배송 혜택,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의 최신작 시청권, 스포츠 경기 등 독점 티켓 판매, 배달서비스 쿠팡이츠 할인(5~10%) 혜택 등이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멤버십 경쟁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네이버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는 가입자 수가 800만명 이상으로 쿠팡과 함께 온라인 마켓의 양대산맥으로 우뚝 섰다. 주요 특징은 온라인 쇼핑 최대 5% 적립, 웹툰과 OTT, 스포츠중계. 음원 청취 등 다양한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학생용 멤버십을 추가로 선보이며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수익성 강화 차원에 네이버플러스 혜택을 다소 줄여 경쟁력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유니버스는 신세계그룹의 장점인 오프라인을 온라인에 최대한 연계하겠다는 전략이 돋보인다”며 “오프라인 이용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온라인 이용도가 높은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기존 쿠팡과 네이버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빼올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질의응답에 나선 강희석 이마트 대표, 이인영 SSG닷컴 공동대표, 전항일 G마켓 대표의 일문일답이다.

왼쪽부터 이인영 SSG닷컴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전항일 G마켓 대표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왼쪽부터 이인영 SSG닷컴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전항일 G마켓 대표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Q. 신세계 유니버스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고객 요구를 충족하기보다, 여러 플랫폼에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유통업계 플랫폼 트렌드의 변화를 의미하나?

A. 강희석 이마트 대표: 하나의 플랫폼이 아닌 멀티 플랫폼으로 멤버십을 구성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이는 이커머스의 변화라 봐야할 것 같다. 고객의 요구는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고객들은 각각의 플랫폼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 신세계그룹이 가진 다양한 플랫폼에서 각자의 역할을 부여했고, 고객은 원하는 플랫폼에서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Q.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신세계 유니버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A. 이인영 SSG닷컴 대표: 이커머스의 경쟁력은 상품 구색, 가격, 편의성, 신뢰성 등 4가지라 본다. 우리의 경쟁력은 이 4가지를 모두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채널에서 상품을 공유해 상품 구색을 맞추고, 할인 혜택을 제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전국 오프라인 유통망과 멀티 채널을 통해 배송과 가격 등 고객 요구에 부합하려고 한다. 미국에서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이랑 대결할 만한 곳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삼은 업체를 꼽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신세계그룹이 가진 역량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Q. 외부 파트너십 강화 계획을 설명해달라.

A. 강희석 대표: 우선 대한항공과 KT만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다. 사용자 관점에서 마일리지 적립과 포인트 교환 등 혜택을 제공할 것이다. 두 회사 외에도 여행 관련 플랫폼과 OTT도 고민 중이다. 조만간 확장된 혜택을 보여줄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내에서는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스타필드 등이 멤버십 동참에 나설 예정이다.

Q. 간편결제 서비스 '쓱페이'와 '스마일페이' 매각을 추진하면서 네이버와의 연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A. 강희석 대표: 쓱페이나 스마일페이는 매각이라기보다 파트너십 상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파이낸셜 서비스와 같이 새로운 역량을 강화하는 등 신세계 안에서만 독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잘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전략을 보여줄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달 3일 인천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해 리뉴얼 된 매장을 살펴본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재오픈한 이마트 연수점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사진제공=뉴스1)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달 3일 인천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해 리뉴얼 된 매장을 살펴본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재오픈한 이마트 연수점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사진=뉴스1)

Q. 이번 멤버십에서 배송과 관련한 혜택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A. 전항일 G마켓 대표: 신세계 유니버스의 핵심은 할인 혜택에 있다. 배송 서비스는 기존 무료 배송을 이미 운영하고 있어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 G마켓은 3P(오픈마켓) 셀러 중심으로 확장했기 때문에 배송 서비스가 다소 부진한 부분이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일반 셀러들이 빠르게 배송하면서 판매자에게 혜택을 제공, 소비자가 더욱 빠른 속도로 배송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빠른 배송과 함께 언제라도 물건을 받을 수 있는지 소비자들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송일 제공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Q. SSG닷컴 물류센터인 네오센터를 추가 확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새벽배송 지역이 적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향후 새벽배송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A. 이인영 SSG닷컴 대표: 네오센터 3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옥포에 물류센터 구축을 진행 중이다. 물류센터 확장 계획이 끝나지 않았지만 당분간 이렇게 운영할 계획이다. 새벽배송 커버 지역이 적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새벽이 아니더라도 원하는 시간에 선택 가능한 예약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을 선택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새벽배송 시스템이 전국을 커버하진 못하더라도 이것을 약점이라 보지 않는다.

A. 강희석 대표: 보완해 얘기한다면 새벽배송이 중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고객의 요구가 명확하게 있으면 네오센터 외에도 이마트 PP 센터를 활용해 새벽배송에 나설 것이다. 옥포 물류센터도 새벽배송의 역량을 높여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로 구축되고 있다.

Q. 신세계 유니버스가 최근 이마트의 부진한 실적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이라 보는가?

A. 강희석 대표: 1990년대에 대형마트가 들어서자 소상공인이 망할 것이라는 예측이었지만, 결과는 전혀 아니었다. 유통은 하나의 포맷이 모든 걸 다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다. 고객의 요구에 부응해 다양화하는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마트는 여전히 고객들에게 유의미한 오프라인 가치를 제공해준다. 고객이 매장에 왔을 때 느끼는 경험들, 먹고 놀고 즐기다가 물건을 구매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마트는 물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고물가 시대에 먹고 입는 문제만큼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멤버십 제도는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고객사에게 이마트와 SSG닷컴, G마켓까지 확대 진출하는 이점을 준다. 멤버십은 분명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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