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7.29 14:46

가파른 원‧달러 환율 하락...수출기업 3분기 실적에 빨간불

<사진=DB>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올해 상반기 매출 5조원 이상의 국내 대표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제 유가 하락과 세계 경기둔화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소비가전 부문과 갤럭시S7를 앞세운 스마트폰이 시장을 석권하면서 국내 대표기업들의 실적향상 착시효과의 주역이됐다. 삼성전자가 포함될 경우 조사대상 22개기업의 상반기 실적은 전년 같은기간대비 6.1%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21개기업의 영업익을 합친 수치는 전년대비 0.6% 하락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 상반기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던 국내 대표기업들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신흥국시장의 경제지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은 좋은 징조이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이 복병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대표기업들의 경영여건을 감안할 경우 원‧달러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기업이익이 줄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상반기 수출 감소세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기업들이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있었다”며 “3분기 환율전망치를 보면 현재 올 들어 최저치인 달러당 1120원대에 머물고 있어 상반기에 비해 환율 여건은 점차 불리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뺀 21개 대상기업 영업익 전년比 0.6% 하락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28일기준 올해 상반기실적 발표기업 중 매출액 5조원 이상 2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매출액 합계는 387조60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큰 변화가 없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액은 엇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 상반기 조사 대상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1% 증가한 32조4462억원으로 집계됐고 당기순이익은 2.8% 늘어난 24조4670억원이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27개월만(9분기)만에 최대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오히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8조1400억원을 기록해, 1분기 영업이익과 합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4조8198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22개 대상기업 영업이익 가운데 45.67%를 삼성전자가 차지한 셈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21개기업의 지난 상반기 매출액 합계는 286조8824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1.7%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0.4% 줄어든 17조6264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1조9425억원(15.1%) 늘었으며 22개사 영업이익 증가액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환율 하락 3분기 복병될까

국내 대표기업들의 지난 상반기 실적 개선이라는 통계는 삼성전자로 인한 착시현상이었다.

따라서 지난 상반기 국내 대표기업들의 실적은 저조했다는 표현이 적확하다.

3분기 대표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원화가치상승(원‧달러 환율 하락)이 기업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의 경기는 나아지고 있지만, 환율하락이 복병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 22개 대표기업의 실적을 복기해보면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6.1% 증가했었다. 이는 상반기 수출이 급증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이 아니라, 환율상승 효과가 기업 이익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기업실적에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올 3분기 111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달러 환율추이 

박상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원&#8231;달러 환율이 지난 2015년 10월 저점 수준(1,121 원)에 바짝 다가서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8일 원‧달러환율은 연중 최저치인 1124.4원으로 마감하며 1100원대까지 추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탈퇴)이후 각국의 경기부양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양상이 확대되고 있고 ▲미국 금리 인상 지연 기대감 ▲코스피에서 17거래일연속 외국인 순매수기조 ▲미국 대선 후보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이머징통화 강세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25일 달러당 1241.0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 28일 1124.4원까지 떨어지면서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는 해외 경제동향을 살펴 볼 때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 인상시점 이전까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며 1100원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수출주력 기업들의 환율 혜택은 올해 상반기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며 “매출이 크게 향상되지 않을 경우 상반기와 같은 영업이익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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