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유경기자
  • 입력 2016.07.31 09:00

공익의 도구로 생활곳곳에서 활용 중...파생산업 규모도 점차 커질 듯

2016년 국내 한 커피 전문점. 고객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커피 주문과 결제를 미리하고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직원들이 인지하고 주문한 음료를 준비한 후 고객의 이름을 부른다. 단 고객은 주문에 사용했던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매장안에 보이지 않는 고주파가 고객의 도착과 주문내용을 직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웍스=김유경기자] 이런 서비스는 3년전 블루투스를 이용한 비콘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었다. 비콘은 이렇게 현재 진행중이고 진화하고 있다. 

사용자의 위치가 추적되는 사생활 침해나 보안상의 문제점 그리고 일상생활에 방해를 주는 정보 공해를 해결하는 기술의 진화가 잇따르고 있다. 고주파를 이용, 매장에 들어선 고객 정보가 매장내에 빠르게 전파되는 시스템은 현재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로 일명 '사이렌 오더'다. 

이렇게 비콘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진화'의 사례도 있지만 비콘은 사회 곳곳의 공익을 위한 도구로도 사용되고 있다. 

비콘은 처음 등장 당시, 시장의 마케팅도구 정도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젠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위한 도구로 탈바꿈한 사례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비콘의 진화. 목표는 단 하나 뿐이다. '고객(사용자)에게 편의제공'으로 집약된다.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시스템은 매장내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고주파가 고객의 스마트폰 앱과 정보를 교환하는 기능을 한다.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기존의 비콘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비콘에 비해 설치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지난 3년동안 비콘이 지적받았던 ▲위치공개로 인한 사생활 침해나 ▲무차별적 정보공해 등의 문제점을 극복한 사례로 통용된다. 이렇게 광의적으로 비콘 시스템을 응용한 서비스들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사이렌 오더'를 통해 이제 대도시에서는 찾기 힘들어진 고향 마을에서 '눈빛만 봐도 내 취향을 아는 단골집의 풍경'을 모바일 인프라를 활용, 현실화 시킨 것이다. 

스타벅스를 일으킨 제 2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의 한 시골마을에서 까페에 손님이 들어서면, 손님 이름을 부르며 단골 음료를 서비스하는 까페에서의 경험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987년 스타벅스를 인수하면서 '정겹고 친근한 까페'를 스타벅스 서비스 정신으로 내세웠다. 그래서 스타벅스에서는 음료가 나올 때 부저대신 고객의 이름을 부르는 전통이 이어져 오고있다.  사이렌 오더는 이런 전통을 유지하면서 IT(정보통신)기술을 응요한 첫번째 사례로 세계 각지 스타벅스 매장에 전파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 일상생활의 문제 해결…사회적 약자 도와

부산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는 '핑크라이트(Pinklight)' 캠페인은 영국의 BBC,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에 소개된 공익에 쓰이는 비콘의 사례다. 

핑크라이트는 미리 발급받은 비콘을 소지한 임산부가 전철에 탑승하면 2m 반경안에 있는 임산부 배려석에 설치된 핑크라이트가 깜빡여 자리 양보를 유도하는 캠페인이다.
임신 초기에 티가 나지 않는 임산부들도 쉽게 배려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데 외신들도 IT(정보통신)기술의 진보에 따른 생활의 변화된 모습으로 관심있게 다뤘다. 

또 KT는 취약 계층의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비콘 안부 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외계층이 거주하는 주거지역에 비콘을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주민에게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사회복지사에게 자동으로 알려 준다. 

엔엑스트렌드의 ‘아이콘(Eyecon)’은 비콘 근처에 다가온 인물을 식별해 가정 침입 범죄를 예방해준다. 이외에도시각 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우가 건물 내부에서 길을 찾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다.

공중화장실에서도 안심서비스 

비콘은 공중화장실에서 위험을 느낄 때, 경찰에 신고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서울 강동구는 공중 화장실 140여개소에서 비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반경 50m 이내 위험 감지 시 휴대폰의 전원버튼을 수차례(4~5회)누르면 경찰청과 미리 입력해 둔 보호자의 전화번호로 신고자의 위치가 전송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경찰안심신고'(서울 나들이 안심앱) 앱을 설치해야 한다. 

강원 삼척시는 도내 최초로 스마트 안심존 구축사업을 추진한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안심존이란 비콘과 스마트폰을 활용, 위급상황 시 스마트폰 전원버튼을 여러번(4~5회) 누르거나 좌우로 여러번 흔들면 자신의 위치가 보호자 및 112로 전송되는 서비스다. 

◆ 관광‧의료‧종교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

경상북도는 안동 주요 관광지, 역, 버스터미널, 음식점 거리 등 16곳에 비콘을 활용한 중국어 모바일 안내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관광객들은 비콘이 설치된 곳으로부터 최대 반경 50m 이내에서 휴대폰의 웨이신(WeChat)앱을 실행하면 해당 관광지 소개와 주변 업체 할인쿠폰 등의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도 LG유플러스가 운용하는 비콘서비스로 길찾기가 쉽지 않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3D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기관들도 앞다퉈 비콘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용 앱 ‘베스트 가이드’를 운영 중이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면 앱이 자동 구동돼 서비스 위치를 알려주고 예약내역 확인은 물론 진료 및 검사일정, 진료비 조회와 NFC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2014년부터 서울대교구에서 비콘을 운용, 성당을 방문하는 신자들에게 교구소식을 자동으로 알려주고 직전 미사때 신부님의 메시지 등을 전달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비콘을 활용한 ‘매일미사’ 앱을 통해 신자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진화하는 비콘...4차산업혁명의 주인공될까

비콘의 가장 큰 장점은 설치비용이 다른 장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강원도 삼척시의 경우 265개소에 안전존을 구축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1800만원 수준이다.

기존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기때문에 이같은 비용으로 가능하다. 스타벅스와 같이 비콘보다 한단계 진보한 기술을 사용할 경우, 비용은 더 들지만 공공시설에 설치하는 비콘의 경우, 저단계 비콘시스템만으로 충분하다. 

또 다른 장점은 설치가 간단하고 사용영역이 ▲산업 ▲금융 ▲교육 ▲문화예술 ▲의료 ▲종교▲사회적 공익업무 등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비콘은 이제 기업이나 상점의 마케팅용에서 자연스럽게 공익을 위한 도구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등장 초기 비판적 여론도 있었지만 이제 비콘의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기보다 밝게 보는 평가가 더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세계 블루투스 비콘 시장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5 IoT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물인터넷 시장은 전년 대비 28% 성장한 4조8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따라, 내년에도 IoT의 '뿌리'로 손꼽히는 비콘 비즈니스의 성장세는 가파를 것으로 예측된다.

비콘서비스는 전방산업으로  파생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비콘을 전시장의 도슨트 서비스, 공공기관에 안전신고 시스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알림서비스 등에 활용할 경우, 적어도 앱프로그램 개발자, 비콘 설치자, 작품해설을 위한 집필자, 성우 등 영역에 따라 파생 산업과 인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비콘이 공익을 위한 도구로 확대 사용될 경우, 그 수요는 전국규모에서 발생할 수 있다. 글로벌시장으로 눈을 돌린다면 영역은 더욱 확대된다. 

따라서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한 영역인 사물인터넷이 생활에 변화는 물론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면, 비콘이 제 1열에 설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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