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4.03 09:23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와이퍼를 작동한 뒤 구보는 집을 나서며 열어둔 베란다 창이 생각나 사하라를 호출한다.

“베란다 창문 닫아.”

“닫혀있습니다.” (2016년 7월10일자 1편 '2026년 구보씨의 하루'(下) 중에서)

 

IT,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발달과 더불어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들은 이제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스마트’한 특성을 지닌 대상이 특정 기계에서 벗어나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홈이다.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을 모두 아울러 집 자체가 ‘스마트’해진 것이다.

◆스마트 홈이란…‘척척박사’ 집

스마트 홈이란 한마디로 비유하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이고 인간처럼 지능화된 집’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집안에 있는 기기 등을 서로 이음으로써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효율성을 극대화한 시스템이 스마트 홈인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 홈이 떠오르기 이전에도 비슷한 시스템은 이미 나온 바 있다. 소위 홈 네트워크(home network). 온도센서, 가스 누설 센서를 사용한 방재 시스템이나 집밖에서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켜고 끌 수 있는 원격조정 기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 1992년 일본 통상성에서 발간한 ‘첨단산업기술사전’에도 해당 시스템을 언급하며 “실용화되어 서서히 가정에 보급되고 있다”고 적었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이다.

그렇다면 스마트 홈이 홈 네트워크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유선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가전제품을 관리하는 수준에 그쳤던 홈 네트워크와는 다른 스마트 만의 변별점은 크게 두 가지다.

더욱 지능적이며,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우선 스마트 홈의 기능은 특정 분야에 한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 가정 관리, 습도 및 온도 조절, 건강관리, 유아 관리, 가전제품 실행 등 스마트 홈은 수많은 영역까지 기능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 빅데이터 기술까지 더해 이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예측, 개인에 특화한 서비스 및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스마트 홈의 특징이다.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 환경의 진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의 부상 같은 기술발전이 이 같은 혁신을 가능케 했다.

◆미국, 중국 등이 선도하는 스마트 홈 시장…한국도 가능성 충분

전 세계적으로 여러 기업들이 스마트 홈 시장에 발을 들이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현재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지난달 27일 시장조사업체 ‘스테이티스타’는 올해 미국 스마트홈 시장규모를 97억달러(약 11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4년 구글은 네스트랩(Nest Lab)을 32억달러에 인수했다. 네스트랩은 IoT에 기반을 둔 스마트 홈 벤처기업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스마트 홈 관련 수익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구글은 밝혔다. 애플도 지난 2013년 3D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AR)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프라임센스(PrimeSense)를 인수함으로써 스마트 홈 TV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성장세가 심상치않다. 조만간 스마트 홈 시장의 1위를 빼앗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홈 시장규모는 403억4000만위안(약 7조1200억원)이었다. 1년 만에 41% 성장한 수준이다. 오는 2018년에는 시장규모가 1300억위안(약 23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를 두고 중국 ‘텐센트’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중국인은 6억6800만명에 달한다”며 “그러나 이와 비교했을 때 스마트홈 이용자는 채 5%가 되지 않는다. 미국보다 잠재성이 큰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도 스마트 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융합생활가전제품과 자체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장실 문에 탑재한 스크린을 통해 식재료정보뿐 아니라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생활 속 콘텐츠를 제공하는 냉장고를 출시했다. 650만원이라는 가격에도 출시 20일 만에 국내에서만 1000대를 팔았다.

LG전자는 사물인터넷 기능을 적용한 제품들을 관리, 제어할 수 있는 앱을 선보였다. 해당 앱을 활용하면 자사 에어컨, 세탁기, TV, 냉장고 등을 언제 어디서든 제어할 수 있다.

관련 전문가는 “스마트 홈 시장에 있어서 한국의 인프라는 높은 인터넷 보급률, 상대적으로 우수한 ICT 관련 법 제도 등 세계적인 수준”이라면서도 “국내 소비자의 상당수가 IoT로 개인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고, 제품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 등은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장점은 적극 취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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