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석기자
  • 입력 2016.08.01 09:06

[뉴스웍스=이상석기자]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 선거에서 69년만에 처음 여성후보가 당선됐다.

31일 실시한 도쿄도 지사 선거의 개표 결과 무소속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4) 후보가 291만2628표(득표율 44.5%)를  얻어 당선을 확정졌다고 일본 언론이 1일 일제히 보도했다.

고이케 유리코 당선자는 일본에서 지방자치법 시행에 따라 1947년 도쿄도 지사를 선거로 뽑기 시작한 이후 9번째 지사이며 여성으로 첫번째 도쿄 지사가 된다.

앞선 2명의 도쿄 지사가 정치자금 문제로 잇달아 사임한 가운데 고이케 후보는 철저한 정보 공개와 지사 월급 삭감 등 개혁을 내세우며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고이케 당선자는 오랜 기간 몸담았던 자민당의 지지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무소속 출마해 여권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후보를 누르고 도쿄지사에 오르게 됐다. 

수도 도쿄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에서 당이 지지한 후보가 패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작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이케 당선자는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보도 직후 기자회견에서 “여성 지사로서 여성 정책도 확실하게 추진하는 것이 결실이 있고 행복한 도쿄 실현으로  이어진다”고 첫 여성 지사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중도 낙마한 전임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지사의 정치자금 문제를  검증하는 조직을 만들고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서둘러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도쿄지사 선거에서는 나중에 출마 계획을 발표한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고이케 후보는 초반에 치고 나서는 전략을 구사했다.

과거 환경상 시절 여름철 간소복인 이른바 ‘쿨비즈’ 복제를 도입했고 공립 보육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생활 밀착형 정책을 내건 것도 호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권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온 고이케 후보가 수도의 수장에 취임하게됨에 따라 아베 총리의 정국 구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경기장 건설을 비롯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준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올림픽 개최를 즈음해 실시될 차기 도쿄지사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베 총리나 여권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도쿄 지사와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베정권이 고이케와 관계 설정에 고심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예상했다.보도했다. 

일본에서 여성이 광역자치단체의 지사로 선출된 것은 2000년에 오사카부(大阪府) 지사에 당선된 오타 후사에(太田房江)가 처음이었으며 고이케 당선자가 역대  7번째다.

현재 일본의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여성 수장은  다카하시 하루미(高橋はるみ) 홋카이도(北海道)지사와 요시무라 미에코(吉村美榮子)  야마가타(山形)현 지사 2명인데 고이케 당선자까지 3명으로 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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