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5.11.05 10:39
국공 모두 대만 대선영향 의도있지만 평가절하도...시진핑의 정치적 시험대
중국과 대만이 7일 현 체제 수립후 처음으로 정상간 회담에 나서면서 역사적 이정표를 세운다.
양안 간에는 2008년 집권당 대표였던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공산당 총서기와 우보슝(吳伯雄) 당시 국민당 주석 간의 회담처럼 양측 집권당 차원인 국공 영수회담은 있었다. 그러나 양측 체제를 대표하는 중국 국가주석과 대만 총통간의 회동은 논의는 있었으나 성사된 적이 없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해온 중국 입장에서는 원칙이 훼손되는 것까지 감수하고 나설 만큼 많은 전략적 계산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를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대만에서는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후보 교체카드까지 꺼내 든 국민당 후보를 크게 앞서면서 당선이 유력한 상태다.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은 천수이볜(陳水扁)전 총통이 2000년부터 두차례 집권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70여년만의 첫 정상회담은 현 양안체제의 유지를 희망하는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 사이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반중세력 저지와 재집권이란 각자의 이익을 위해 21세기판 ‘신 국공합작‘이 이뤄지는 셈이다.
중국은 대만과 1992년 합의한 ‘92공식’(九二共識)의 인정을 거부하는 차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기존의 양안관계에 파장이 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차이 후보의 민진당은 국민당 정부가 지나친 친대륙 정책으로 청년실업, 제조업 공동화 등을 야기하며 경제실정에 책임이 있다며 국민당을 코너로 몰고 있다. 특히 대만국민 다수가 독립을 바란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민당은 지난달 절대적 열세를 보였던 홍슈주 후보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루리룬 주석을 새로운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다.
마 총통은 이번 시 주석과의 빅 이벤트를 통해 양안 관계 안정의 중요성과 경제적 긴밀함을 부각시켜 전세를 만회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진당이 집권할 경우 양안관계에 파열음이 생기고 나아가 대만이 친미적 행보를 걷게 되면 가뜩이나 살얼음판을 걷는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양안간, 대만 여야간 계산이 노출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첫 양안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과 대만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중국 대륙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대만에서는 실질적으로 얻을 것이 없다는 냉정한 시각이 많다.
이미 대만에서는 마잉쥐가 연임전에 중국 지도자와 통일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점을 약속했다며 이번 회동은 탄핵감이란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또 두 정상간 회동을 ‘시마후이(習馬會)’로 부르며 어떤 합의가 나오더라도 단지 두사람 간의 논의일 뿐이라고 폄하하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1월16일 대선에 그다지 영향을 못줄 것이란 평가다.
호주 모나스대학 브루스 야콥 명예교수는 보쉰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이 선거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영향을 주더라도 차이잉원에 유리할 수 있으며 이는 시진핑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양안 긴장완화와 관계개선에 있어 바람직한 일이라며 양안정상회담에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