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5.11.05 13:21

고춧가루 235톤 유통한 정읍·부안·함평농협… 전국 마트·학교 급식소 공급

 

농협이 4년 넘게 원산지를 속인 고춧가루 수백톤을 유통시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5일 다른 지역의 고추를 사들여 고추로 유명한 지역의 브랜드로 고춧가루를 만든 뒤 판매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정읍의 한 단위농협 조합장 A(53)씨 등 정읍·부안·전남 함평의 농협 관계자와 고춧가루 제조업자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1년 4월부터 최근까지 전남 영광과 경북 안동 등에서 고추를 1380톤을 사들여 고춧가루로 가공한 뒤 이 중 235톤(시가 40억 상당)을 '태양초 브랜드'로 유명한 지역의 농협 브랜드로 원산지를 바꿔 판매한 혐의다.

이들은 태양초로 유명한 정읍과 부안, 함평 등의 지역 브랜드를 앞세워 다른 지역 고추로 만든 고춧가루를 판매했으며, 이를 전국 마트와 학교 급식소 등에 납품했다. 제품 포장지에는 유명 지역을 기입해 명품 고추를 제조 가공한 것처럼 소비자들을 속였다.

조사 결과 이들은 쌀 이 외의 농산물에는 원산지 의무 이력제가 없는 허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농협에서 농산물을 구매할 때 상당한 신뢰를 가지고 물건을 사고 있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원산지 표시가 손쉽게 조작 가능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지역 특산물로 등재된 농산물에는 생산과 가공 전 과정에서 농산물 생산이력제가 도입되도록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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