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8.04 17:34

사측 "일고의 가치도 없어…경비외주화문제 만도 시절부터 나온 것"

[뉴스웍스=김벼리기자] 갑을오토텍의 '직장폐쇄' 이후 노사 간 대치가 팽팽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사측이 만든 것이라며 '노조파괴 전략문건'을 공개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는 4일 충남 아산시 탕정면 갑을오토텍 현장에서 'Q-P 전략 시나리오'라는 문건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은 회사측 컨설팅사인 A노무법인이 지난 2014년 11월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문건에는 '쟁의행위-직장폐쇄-용역경비 투입-관리직 사원 (생산라인) 대체근무-공권력 투입-회사 정상화' 등 일련의 진행과정이 담겼다.

해당 시나리오는 법무법인 '새날'의 김상은 변호사가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재판기록을 검토해 입수한 것이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이 지난해 4월 갑을오토텍의 압수수색을 진행할 당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선 갑을오토텍은 경비인력을 외주화하고 사원아파트를 매각해 파업을 유도한 뒤 직장을 폐쇄한다. 이후 생산직 사원의 선별적 복귀와 대량 징계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당사자들을 민·형사상 고소한 뒤 제2노조 설립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계획했다.

또한 시나리오에는 노조원들을 성향에 따라 A∼D그룹으로 분류하고 금속노조 산하 제1노조에서 탈퇴해 제2노조에 가입하도록 유도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그러나 해당 시나리오는 지난해 ‘기업노조의 폭력사태 유발’ 등 부당노동행위가 사회문제가 되면서 계획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한편 이 '전략 시나리오'가 제작, 시행될 당시인 지난 7월 박효상 전 갑을오토텍 대표이사는 ‘전직 특전사요원·경찰관을 직원으로 채용해 제2노조를 설립한 뒤 폭력사태를 유발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징역 10월에 법정 구속된 바 있다.

이재헌 갑을오토텍지회 지회장은 "전직 특전사요원 경찰관 등으로 구성된 기업노조의 폭력사태로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못했지만 최근 단행된 직장폐쇄와 용역경비 투입, 관리직 사원 대체근무 등 일련의 과정도 사전 계획된 것으로 문건 내용 그대로"라며 "고용노동부와 검찰도 당시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도 불법행위를 용인한 책임 또한 가벼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민수 갑을오토텍 인사노무부문장은 "경비외주화문제는 훨씬 이전 (만도 시절)부터 나온 것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 노조의 시나리오 공개도 이미 사법부가 판단한 사항이며 일부 매체의 호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직장폐쇄 조치가 내려졌는데도 노조의 불법점거·파업이 계속된다면 폐업 혹은 기업청산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경찰의 공권력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